폴리실리콘 공급 부족 따른 가격 급등… 어닝 서프라이즈3분기 호실적 이어 10년 만에 최대 연간 영업이익 달성 기대높아진 신재생에너지 관심-中 신장 이슈 등 수급 여건 지속 전망美 200㎿+ 규모 태양광 발전 매각 작업 마무리-도시개발사업도 순항
  • ▲ 서울 중구 소재 OCI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OCI 본사. ⓒ성재용 기자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엑시트를 단행한 OCI가 수급 타이트와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경쟁력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높아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등으로 수급 여건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OCI의 호실적도 이어질 전망이다. 10년 만의 호기가 찾아왔다.

    19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OCI는 연결 기준 매출 7674억원, 영업이익 1663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앞서 본지에서는 OCI의 2분기 매출이 7017억원, 영업이익은 11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매출은 1분기 5736억원에 비해 33.7% 늘어나면서 지난해 2분기 4016억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전년동기대비로는 9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470억원에 비해 253% 뛰면서 지난해 1분기 -929억원 이후 5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특히 2011년 3분기 2530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와 수요 개선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베이직케미칼 사업부의 실적이 대폭 증가(+299%),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시황이 회복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분기였다"며 "2분기 폴리실리콘 매출은 1분기에 비해 5% 안팎의 차이밖에 없었을 정도로 비슷했지만,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매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핵심 화두로 내걸면서 친환경 에너지 열풍이 분 것이 호재였다.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 급증으로 증설 경쟁에 나선 웨이퍼 업체들이 선제적인 재고 확보에 나섰지만, 올해 폴리실리콘 증설이 1만t 수준에 그치면서 수급 균형이 개선됐다. 이 때문에 국제가격에 1개월 후행하는 평균 판매단가가 치솟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폴리실리콘 수요(연 45만~50만t)의 절반가량(28만t)을 책임지는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 문제로 미국과 유럽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폴리실리콘 수입을 제한한 것도 공급 부족에 부채질했다.

    실제 2분기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21달러로, 지난해 2분기(㎏당 7달러) 저점 형성 이후 급증했다.

    아울러 생산원가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절감 노력과 풀가동이 지속되면서 베이직케미칼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38.4%에 다다랐다.

    앞서 OCI는 중국 저가 물량 공세 여파로 2018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동안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국내 폴리실리콘 엑시트를 선언했다.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하고, 일부 생산라인만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대신 말레이시아 등 해외 폴리실리콘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1만3800t에서 3만t으로 확대했다.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의 30%가량이 전기요금에서 발생하는데, 말레이시아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전기요금이 3분의 1 수준이라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우현 부회장은 "말레이시아 공장은 월 2600t 정도가 풀 생산능력인데,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 100% 근접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 OCI 말레이시아 공장. ⓒ연합뉴스
    ▲ OCI 말레이시아 공장. ⓒ연합뉴스
    석유화학 및 카본케미칼도 가파른 원가 상승에도 1분기 정기보수 기저 효과로 물량이 증가(+15%)했고 꾸준한 수요로 인한 △카본블랙 +10% △벤젠 +27% △TDI +19% 등 주력 제품의 가격 강세와 판매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4분기 연속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이밖에 2분기부터 19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 물량(1차)이 착공하면서 도시개발사업(DCRE)의 매출액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계통한계가격(SMP) 소폭 상승(+4%)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전분기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폴리실리콘의 개선된 업황을 바탕으로 2011년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도시개발사업 관련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높아진 이익 체력을 증명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OCI는 매출 8581억원, 영업이익 1834억원의 3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 비해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10.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4680억원)은 83.3% 늘어날 전망이며 영업이익(180억원)은 915%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올해부터 내년까지 걸친 대규모 웨이퍼 증설(약 200GW)로 타이트한 수급이 유지되면서 높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신장 인권 이슈 역시 현 수급 균형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신장 위구르의 이스트호프비철금속, 호신실리콘 등 폴리실리콘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들 업체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설비의 30%를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가 전망하는 2021년 태양광 설치 수요는 180GW이다. 폴리실리콘으로 환산시 약 60만t 규모다.

    이와 함께 군산 공장의 경우 반도체용 생산라인 품질 안정화 등을 통해 최대 생산 모드로 운영될 예정이며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미국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매각에 따른 수익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내년에는 3000t 이상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100㎿ 규모의 프로젝트 2건에 대해 전략적투자자(SI)와 협상을 하고 있다. 3분기 내 적어도 한 건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인천 도시개발 사업에서 800여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3차를 분양하는 등 사업 본격화에 따라 호실적 지속에 힘들 보탤 전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OCI가 올해 연 매출 2조8841억원, 연간 영업이익 527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1년 1조1140억원 이후 10년 만에 5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영업손실이 네 차례나 있었으며 평균 영업이익은 307억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