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윤활부문 등 비정유 호조 영향'대규모 투자' 석유화학 혁신 전략 연착륙하반기 정제마진 개선 전망 속 실적 반등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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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상반기 석유화학 및 윤활유 강세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의 유의미한 반등까지 더해지며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25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에쓰오일은 연결 기준 매출 6조7110억원, 영업이익 5710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매출은 1분기 5조3447억원에 비해 25.5% 늘어나면서 지난해 2분기 3조4518억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94.4% 증가했다.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643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4분기 816억원 이후 3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개선세가 지속됐다. 1분기 6292억원에 비해서는 9.24% 하락했다.1분기 발생했던 국제유가 상승에 의한 재고평가이익이 2분기에는 적게 반영됐지만, 석유화학 및 윤활유 강세로 이를 만회하는 것을 넘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152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은 1390억원을 기록했지만, 1분기에 비해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분기 2860억원 대비 51.3% 줄어들었다.다만 휘발유와 경유 마진은 백신 접종 확산 속에 수요의 점진적 회복으로 실질 영업이익은 흑자 기조가 지속됐다.화학 부문은 134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군 시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PO 중심의 올레핀 시황 강세 속에 그동안 부진했던 PX, 벤젠 등 아로마틱스 부문이 수요 회복으로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이익기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특히 석유화학 분야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한 혁신 전환의 성과가 두드러졌다.에쓰오일 관계자는 "2018년 말 가동을 시작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RUC/ODC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울산공장 전체 생산설비를 최적화함에 따라 상반기 내내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높은 제품의 생산 비중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장기 성장전략에 따라 석유화학 확장의 일환으로 추진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은 RUC(중질유 고도화시설)와 ODC(올레핀 하류시설)로 구성됐다.RUC는 연간 70만5000t의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후속 공정인 ODC로 보내져 산화프로필렌(PO), 폴리프로필렌(PP)으로 생산된다.에쓰오일은 RUC/ODC의 가동으로 저가의 고유황 중질유 제품을 전량 재처리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여기에 올해 초 중질유 탈황시설(RHDS)의 증설을 완료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초저유황 제품 생산을 극대화했다.이 관계자는 "중질유 가격 약세로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좋지 않아 경제성이 낮은 역대 정제설비들은 가동률을 낮췄으나, 에쓰오일은 신규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바탕으로 기존 생산설비를 포함한 울산공장 전체를 최적화하고 최대 가동을 지속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기회로 활용했다"고 말했다.윤활유 부문도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2845억원)을 기록하면서 정유 부문의 어려운 상황을 만회하는 데 일조했다.에쓰오일은 국제 품질등급에 따른 그룹Ⅰ~Ⅲ 윤활기유 모두 생산하며 하루 4만47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윤활기유 시장의 핵심 공급업체다. 특히 고성능 친환경 최고점도 지수의 그룹Ⅲ 윤활기유 비중이 70%에 이르는 등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윤활기유 스프레드는 원재료인 연료유의 구조적 약세가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타이트한 공급과 수요 증가로 전분기(62.5달러) 대비 31.0% 상승한 81.9달러를 기록했다.여기에 중국과 인도가 유로6에 준하는 배기가스 규제를 시작하면서 고급 기유 수요가 회복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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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2002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영업손실 1조991억원을 상쇄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비회원 10개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이행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상반기 재고평가이익 4250억원이 반영되면서다.하반기 영업이익은 9775억원으로 분기당 4000억원 이상의 이익 체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2조1777억원으로 지난해 1조991억원 손실에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특히 직전 4년(2017~2020년)간 합산 영업이익 1조3336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무엇보다 이익의 핵심인 정제마진은 하반기 뚜렷한 개선이 예상된다.일단 유가가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OPEC+가 8월부터 매달 40만배럴을 증산할 계획이지만, 글로벌 휘발유·항공유 수요 정상화로 수요는 내년 1분기까지 매월 60만~70만배럴 회복될 전망이다.유가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재고평가이익 기여도도 상반기에 비해 다소 낮아지겠지만, 등·경유를 중심으로 한 정제마진 반등이 본격화되며 이익 증가를 이끌 전망이다.우선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상반기와 같은 전면 락다운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이미 공장가동 등 산업활동 정상화가 재개되고 있어 수요가 매분기 지날수록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 발생으로 경기 심리 위축 우려가 발생했지만, 모빌리티 수요에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한다"며 "오히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운송용 수요 개선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또한 중국 티팟, NOC의 아시아 지역 공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연초 75%를 웃돌았던 티팟 가동률은 최근 63%까지 하락하는 등 가파르게 조정되고 있다.이는 2차 원유 수입 쿼터 축소와 수입산 LCO(Light Cycle Oil, 접촉분해 경유) 세금부과에 따른 영향이다. 투입 가능한 원료가 줄고 비싸진 만큼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NOC 역시 수출 쿼터 소진에 따른 아시아 판매물량 축소가 예상된다. 정부로부터 수출 쿼터를 부여받은 5~6개 내외 소수업체만 해외 판매가 가능한데, 올해 수출 자격이 있는 6개사의 상반기 누적 수출량은 2060만t으로, 총 수출 쿼터 2950만t의 70%를 이미 소진했다.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NOC의 하반기 수출 가능 물량이 890만t에 불과하다 보니 이들은 현 수준에서 가동을 유지하면서 수출보다는 티팟업체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내수 판매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생산지역인 중국의 공급 부담이 하반기 확연히 낮아질 것이며 글로벌 석유 수요 회복까지 동반 발생하면서 정제마진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윤활기유의 경우 연간 설비 증설 규모가 2만7000배럴로, 2018~2019년 평균 5만배럴의 절반에 불과하며 글로벌 정유사들의 상압 정제시설 가동률 하향 조정으로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고급 기유에 대한 강한 수요로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최근 휘발유와 B-C 마진 정상화와 PO 강세에 따라 RUC/ODC의 가동률(130~140%)이 높아지면서 이익기여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 추세는 하반기에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에쓰오일 측은 "석유화학 주력 품목인 PO와 PP도 견조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시황이 개선되며 윤활기유는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해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이 같은 호실적 전망과 개선된 재무건전성은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상반기 기준 에쓰오일의 부채비율(179%)과 차입금의존도(76.5%)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24.9%p, 54.1%p 개선됐다. 자본(6조4379억원, +16.4%)이 확충되고, 차입금 규모(4조9283억원, -31.7%)가 줄어들면서다.에쓰오일은 RUC/ODC에 이어 석유화학 비중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샤힌(Shaheen, 매)'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수소 연료전지 기업인 FCI 지분투자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