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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0억 '문재인 도로(문산~도라산)' 연내 착공 밀어붙이나

판문점선언 계기 추진…서울~평양 고속도 연결 일환환경부, 기존 도로 검토 등 '조건부 동의'서 사실상 후퇴국토부, 공청회후 착공 강행할 듯…코로나로 일정 못잡아

입력 2021-09-03 15:38 | 수정 2021-09-03 16:00

▲ 개성~평양 고속도로.ⓒ연합뉴스

일명 '문재인 도로'로 불리는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에 발목이 잡혀 연내 착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부는 환경 파괴 논란에 노선 변경은 없다는 태도다. 환경부가 제안했던 하저터널 방식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다만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리건설 방식에는 일부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연내 착공을 목표로 공사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는 기본적으로 올해 안에 건설사업 첫 삽을 뜬다는 방침이다.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는 지난 2018년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서울부터 평양까지 도로로 잇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경기 파주시 능산리와 도라산리 간 10.75㎞ 구간에 5682억원을 투입해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놓는 사업이다. 월롱면 산업단지 분기점에서 서울~문산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2019년 1월9일 경북 김천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뉴데일리경제와 만난 이강래 전 사장은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해 "서울~평양 고속도로 시대를 열기 위해 문산~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구간 11.8㎞ 추진이 중요하다"면서 "남북 CIQ 1㎞ 구간은 비무장지대여서 함부로 할 순 없지만, 도로는 잘돼 있어 그대로 쓰면 된다. 북측 CIQ부터 개성~평양 고속도로 시점까지 5㎞만 추가로 연결하면 서울~평양 고속도로 시대가 열린다"고 설명했었다.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는 2018년 남북 교류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가 면제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하지만 사업예정지 주변이 자연보호지역이고 800m 거리에 철새가 찾는 장단반도 습지가 있어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졌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기존 도로 건설로 이미 훼손된 동측(통일대교쪽) 노선을 검토하거나 임진강 지하를 지나는 터널을 검토하라고 조건을 달아 사업에 동의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을 이유로 반대 뜻을 분명히 하자 지금은 환경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 생태조사, 지역주민·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운영 등을 제시하며 슬그머니 발을 뺀 상태다.

▲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 위치도.ⓒ국토부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해 지난 6월17일 파주시 임진각 DMZ(비무장지대) 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마친 상태다. 당시 주민설명회는 일부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 속에 '주민이 빠진' 주민설명회로 치러졌지만, 국토부는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았기에 문제 될 게 없다는 견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이 대부분 완료됐다"고 했다. 즉 국토부가 의견수렴한 내용을 반영해 환경영향평가 본안 작성을 마친 후 환경부와 협의를 거치면 사실상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국토부는 반쪽짜리 주민설명회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요식행위로 공청회를 추가로 열어 한 번 더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4차 대확산이 이뤄지면서 공청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지방 3단계)를 다음 달 3일까지 한 달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로선 다음 달 초까지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청회를 열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애초 주민설명회도 지난해 12월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6개월이나 늦어진 올해 6월 열렸던 상황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절차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토부나 도공이) 공청회를 추가로 열 수 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공청회 개최 일정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내부에선) 연내 착공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환경부 요구로 시행한 공동생태조사 결과 등에 대해 설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큰 노선은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환경단체 등이 요구하는 문산읍 방향 노선은 주변에 경작 중인 논이 많아 기존 노선안과 비교했을 때 노선 변경에 따른 실익이 적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진강 옆, 내포 나들목(IC)이나 문산 읍내 방향으로는 논들이 많아 도래하는 철새들이 적잖다"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기준으로 법정보호종이 기존 노선안에는 24~28종이 있다면 동측 노선안에는 21종으로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또한 국토부는 노선 변경에 따른 자연환경 피해 감소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소음 등 인문환경 피해는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부 의견을 들어 (노선을) 산지쪽으로 조금 옮겼으나 문산 읍내 아파트지역과 가까워 소음 등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국토부는 환경 파괴나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리건설과 관련해선 공법에 일부 변화를 줄 예정이다. 다만 환경부가 제안한 하저터널 방식은 아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검토 결과) 하저터널식은 어려울 듯하다"며 "해당 지역이 접경지역이다 보니 군사적인 측면은 물론 추후 도로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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