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중심서 반도체 소재-동박으로 과감한 재편동박 美 진출-배터리 소재 등 모빌리티 사업 확장 기대우물에서 벗어난다 '탈정(脫井)' 선언 후 승승장구
  •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SKC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SKC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도는 상반기 실적을 기록한 SKC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뚜렷한 호실적은 이완재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곧 있을 성장전략 발표회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SKC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232억원으로 추산됐다. 2분기 1350억원에 이어 또다시 1000억원대 실적이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553억원에 비해서는 122% 뛰면서 2020년 2분기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실적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도 2분기 8271억원에 비해 4.59%, 지난해 3분기 7236억원보다 19.5% 각각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7123억원을 저점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14.2%로, 3개 분기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전 사업 부문의 호실적이 기대된다.

    화학 부문은 전방 건설·건축 수요 증가로 PO(프로필렌 옥사이드) 가격이 재차 반등하고 있으며 제약, 위생, 화장품 등 고부가 PG(프로필렌 글리콜)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로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전망이다.

    실제로 PG 가격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건축向 수요 증가로 인한 역내·외 PO 업체들의 폴리올 마진 향유 확대로 PG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대로 위생용, 제약 등 USP(미국 약전, 藥典) 그레이드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또한 물류제한에 따른 비용 증가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국내 8월 PG 수출금액은 약 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유럽업체들의 생산 차질과 정기보수 진행으로 PG의 역외 공급가격 인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SKC는 지속적인 공정 개선 및 신규 DPG(디프로필렌 글리콜) 플랜트 본격 가동으로 PG 생산능력이 총 21만t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소재 부문은 2분기 말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간 정읍 No.5 동박 플랜트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투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증설 효과로 SKC의 동박 생산량은 3분기 1만t을 상회할 전망이다.

    아울러 대규모 증설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중장기 계약을 맺은 고객사들과 협의를 통해 PCN(Process Change Notification) 단축 등을 추진, No.6(연말 완공 목표) 증설 플랜트 또한 조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SKC는 생산능력 조기 확대를 통해 단기적 시장점유율 하락 방어는 물론, 규모의 경제 효과로 추가적인 원가 개선도 예상된다.

    SKC솔믹스를 중심으로 통합한 반도체 소재 부문은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세라믹 파츠 수요 증가와 함께 CMP 패드, 중국 세정공장 증설분 가동으로 물량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CMP 패드는 지난해 고객사 생산량 감소 영향이 있었으나, 올해는 천안공장 증설분(연 12만장)의 본격 가동으로 외형과 수익성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안성·천안공장 100% 가동시 CMP 부문 매출액은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더스트리 소재는 에코라벨 등 친환경 제품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SKC는 친환경 소재를 인더스트리 소재의 성장동력원으로 선정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SK그룹의 CO₂ 프리 과제에 친환경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경쟁사에 비해 앞선 기술경쟁력이 시장 선도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박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성장 포트폴리오를 통한 투자 확대 및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외형 및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SKC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SKC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연착륙에는 이완재 대표이사 사장의 몫이 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완재 사장의 두 번째 연임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 사장은 2016년 1월 취임한 뒤 2019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SKC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체질 전환으로 포트폴리오가 많이 달라졌다. 2017년 우물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의 '탈정(脫井)'을 선언한 이후 포트폴리오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초기인 5년 전만 하더라도 화학, 필름 사업을 주력으로 했지만, 이제는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

    SK넥실리스 인수 후 SKC코오롱PI, SK바이오랜드 등의 지분을 매각했고, 최근에는 SK텔레시스 통신망 사업, SKC인프라서비스 등을 매각하면서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또 반도체 소재 부문을 SKC솔믹스로 일원화했다.

    특히 이 같은 체질 개선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 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C의 연간 영업이익이 45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영업이익 2168억원이 지난해 연간 실적 1907억원을 넘어선 만큼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 예상치는 2010년대 들어 최대치일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의 임기 5년간의 평균 영업이익 1713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4일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 설명회를 통해 신규 사업을 포함한 중장기 성장전략 방향을 발표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유럽에 이어 미국 내 생산기지 추가 발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하이 망간 양극재, 실리콘 흑연 음극재, 리튬메탈 등에 대한 JV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투자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마련 방안 등도 동시에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907억원에 곱절이 넘는 45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도 지난해 2조7021억원에서 23.0% 증가한 3조3259억원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동박 증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금 필요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SKC의 부채 규모는 3조6590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 2조1003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127%에서 182%로 악화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역시 1조513억원에서 2조2723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차입금의존도는 68.2%에서 113%로 크게 높아졌다.

    게다가 예정된 설명회를 통해 발표할 추가 투자로 자금 소요가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SK넥실리스 No.6 공장(2022년)과 말레이시아 공장(2023년) 가동으로 실적 성장은 담보된 상황이며 이를 포함한 순차적인 해외 플랜트 증설 계획과 동박 생산능력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고려하면 그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설비투자(CAPEX)에 따른 자금 소요 등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됐다"면서도 "모빌리티와 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이익 창출에 기반한 차입금 대응능력은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