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 밖에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이틀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0.46달러 하락(-0.61%)한 74.83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1.64달러 내린 7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45달러 떨어진 78.64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4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재고는 457만배럴 늘어난 4억1854만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250만배럴 감소였다. 원유재고는 8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휘발유 재고는 19만배럴 늘어났고, 정제유는 38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는 90만배럴 늘어나고, 정제유는 13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내 생산도 늘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88.1%로, 전주 87.5%보다 높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88.3%였다.
타이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는 마켓워치에서 "이날 수치는 허리케인 아이다로 타격을 입었던 멕시코만 지역의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원유와 상품 시장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극도로 강세 쪽"이라며 "거의 모든 에너지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타이트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상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급을 늘리려면 결국 주요 산유국들이 움직여야 하지만, 그럴 조짐이 미미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11월에도 기존 증산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산유국들이 11월에도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산유국 공동기술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합의가 석유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7월 OPEC+는 지난해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1월 증산 규모를 결정하는 OPEC+의 산유국 회의는 내달 4일 열릴 예정이다. 백악관까지 나서 증산을 압박해왔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