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여야 특검 손팻말 신경전에 4시간 늦게 개회野, 부동산정책 실패 질타…"誤예측 집값폭등 불러"나랏빚 1천兆 시각차…"적극적 재정운용" vs "곳간 비어가"
  • ▲ 여야 대장동 손팻말 공방.ⓒ연합뉴스
    ▲ 여야 대장동 손팻말 공방.ⓒ연합뉴스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진상규명과 관련한 여야 간 신경전과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이 악질적인 설계로 말미암아 막대한 폭리가 발생한 사례라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여당은 도시개발사업 사업방식에 따라 개발이익 환수가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시자의 연루 의혹이 정치쟁정화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맞받아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과도한 개발이익은 문제라고 하면서도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야당은 부동산정책과 관련해선 잘못된 통계와 전망에 기반한 정책실패로 규정하고 공격의 고삐를 죄었다. 내년 1000조원을 돌파하는 나랏빚에 대해선 야당은 비어 가는 곳간을 걱정했고 여당은 추가적인 확장적 재정 운용을 주문했다.

    ◇대장동 개발의혹… 신경전에 개회 4시간 늦어져

    국감 이틀째인 이날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내걸었다. 여당도 '50억 클럽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개회는 예정된 오전 10시를 한참 지난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관련해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았다. 서병수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참가하면서 토지를 값싸게 강제수용하는 등 시장을 교란하고 악질적인 설계로 민간개발업체에 막대한 폭리를 남겨준 나쁜 사례"라며 기재부가 산하 공사·공단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지 않은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에둘러 공세에 나섰다.

    같은 당 서일준 의원은 홍 부총리를 향해 "화천대유하셨나. 명절에 유행한 덕담인데, 돈 많이 벌고 성공하라는 뜻이다. 상대가 이렇게 인사하면 '천화동인하세요'하고 답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추석 연휴 때 이 지사의 얼굴과 '화천대유하세요'라는 말을 합성한 게시물이 SNS상에 확산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와 관련된 경기 양평 공흥지구개발사업까지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도시개발사업은 시기와 방법 등 상황과 조건에 따라 개발이익이 달라지는 데 같은 현상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라는 둥, 선무당이 사람 잡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개발이익 환수 문제는 법적 미비점이 있으면 보완하고서 평가하는 게 맞지, 특검을 주장하며 정치쟁점화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응수했다.

    이 지사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도둑질한 공범이 있다. 공범을 나타내는 것은 장물을 누가 가졌느냐 아닌가"라며 "그 장물을 가져간 데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도둑놈인 것이 확실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홍 부총리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면서 "다만 부동산을 투기 개념으로 (접근해) 과도하게 이득을 창출하려는 것에 대해 정부는 단호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 아파트.ⓒ뉴데일리DB
    ▲ 아파트.ⓒ뉴데일리DB
    ◇부동산정책 실패… 주택공급 통계 공방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서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부동산정책의 성패를 물었고,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정책적 처방을 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장이 지난해와 올해 안정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가 부동산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데 (부총리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한다"고 쏘아붙였고,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되지 못해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장 출신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통계에 기반한 잘못된 전망과 예측이 부동산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홍 부총리는) 그동안 올해 공급될 46만 가구는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할 때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했다"면서 "우선 최근 5년 평균 공급량과 비교하는 게 맞고 이럴 경우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량이) 30만 가구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올해 공급량 46만 가구도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확인해보니 많이 봐줘도 39만 가구에 그친다"면서 "7만~9만 가구가 부족한 수준으로, 정부가 엉터리 통계와 잘못된 예측으로 정책을 펴니 수급에 실패해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한 번도 올해 공급물량이 충분하다고 말씀드린 바 없다"면서 "(올해 공급량이) 46만 가구에는 못 미치지만, 하반기에 입주계획이 몰려 있어 35만 가구보다는 더 공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 ▲ 업무보고하는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 업무보고하는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나랏빚 1000조… 홍남기 "급격한 증가 경계해야"

    내년 1000조원을 넘어서는 나랏빚과 관련해선 여당이 더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주문한 반면 야당은 나라곳간이 비어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오는 8일 시행하는 손실보상법과 관련해 "통계청과 소상공인 주장에 따르면 정부 방역조치에 따른 자영업자 평균 손실액은 3600만~5100만원쯤이지만, 정부 지원금은 1500만~2000만원 수준으로 너무 적었다"면서 "정부는 소상공인 피해를 두텁게 지원한다고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실보상을 간절히 기다리는 소상공인이 많은데 정부는 하루평균 손실액과 방역일수는 물론 산정방식에 피해인정률을 적용하려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면서 "목숨까지 끊는 안타까운 일도 생기는 데 정부가 60~70%만 피해를 인정하는 식으로 깎으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좀 더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주문한 것이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급격히 불어난 나랏빚을 우려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홍 부총리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나라곳간을 지키려 애썼지만, 나랏빚이 1000조원까지 불어났다. 잠이 안 올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겪은 데다 무엇보다 핵 개발에 나선 북한이 있는 특수한 처지에 놓였다. 대한민국이 안정적인 재원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홍두사미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홍 부총리가) 끝까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내년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서는 데 최근 3~4년간 급격히 올라 경계하면서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양호한 건 사실이다.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더믹을 이겨내려고 다른 선진국도 GDP 대비 20%의 돈을 썼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