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4거래일 연속 급증하면서 7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1.31달러 상승(1.68%)한 78.93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2.40달러 오른 79.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WTI는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30달러 증가한 82.56달러에 거래됐다. 6거래일 연속 오른 브렌트유는 장 중 한때 83달러를 넘어서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및 10개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11월에도 하루 40만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안팎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으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주요 소비국들의 공급 확대 요구에도 OPEC+는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경기 회복 불확실성을 이유로 당장 추가 증산하지 않기로 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OPEC+가 증산을 결정했지만, 원유시장은 4분기에도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더 탄탄해 대규모 공급 부족 상태에 부닥칠 것 같다"고 내다봤다.
OPEC+가 산유량을 결정하는 다음 회의는 11월4일로 예정됐다. 이때까지는 원유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원유 가격을 더 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엑스프로의 알렉스 쿱시케비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7주 동안 거의 멈추지 않고 올랐으며 해당 기간 25% 이상 올랐다"면서도 "그러나 상승의 상당 부분은 심각한 조정에서 회복된 것으로, 랠리가 끝날 가능성을 시사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모멘텀에서 천연가스나 석탄보다 뚜렷하게 뒤처져 있어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럴당 90달러 안팎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WTI 연말 전망치를 87달러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