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에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국제유가가 달러를 넘어섰다. 7년 만에 처음이다.
1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1.17달러 상승(1.47%)한 80.52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80달러 오른 82.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31일 80.54달러 이후 처음이다. 전거래일인 8일에는 장중 80달러를 돌파했고, 이날 마감 가격까지 80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26달러 증가한 83.6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2018년 10월10일 83.09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급 부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유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원유 공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유 산유국들은 증산에 미온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최근 석유장관 회의를 통해 "11월에도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산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산유국에 증산을 요청하고 미국이 전략 비축유(SPR) 방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가 나왔지만, 유가 우상향 추세는 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올수록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브라이언 스완 원자재 분석가는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경제 활동이 회복하면서 원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1년 내내 전반적인 연료 가격이 높아졌고, 북부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헤드는 "에너지에 대한 우려는 원유 시장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겨우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시장에 만연해 있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 키우는 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