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흑자전환'가격-수요 증가 효과… 4분기도 흑자 기조인텔 낸드 사업부 연내 완료 목표… 시너지 기대
  • SK하이닉스가 그간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12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예상보다 조기 반등에 성공하면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여기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까지 마무리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조1718억원으로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에 4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35%에 달했다. 

    이 같은 실적 달성에는 낸드 사업의 흑자전환이 한 몫 했다. D램과 낸드 등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3조240억원의 매출과 40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낸드 사업이 흑자를 낸 것은 3년 만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는 연간으로 2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4800억원, 19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가격 상승세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분기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가격은 4.81달러로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 증가, 낸드 컨트롤러IC 부족 현상이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낸드 비중은 26%를, 영업이익률도 13%에 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4분기에도 4160억원의 영업이이을 기록, 연간으로도 1440억원의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는 서버향 수요 강세와 모바일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이 당초 계획인 10% 후반대를 뛰어넘는 20% 초반대로 성장했으며, ASP도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상승했다"며 "분기 매출로는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규모 매출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출하량을 이어갈 것"이라며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연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사업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에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세계 주요 8개국들로부터 반독점 심사를 받아왔다. 

    현재까지 SK하이닉스가 승인을 받은 곳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 ▲미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EU 등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연말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와 3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의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으며 지난 5월에는 EU로부터 '무조건부 승인(Unconditional Clearance)'을 받았다. 중국 당국의 승인이 내려지면 SK하이닉스의 계약은 최종 성사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은 독점 우려가 적은 무난하게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도 현재 4위(12.3%)에서 2위로 껑충 올라서게 되고 SSD 솔루션 부문의 역량 강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용 SSD 시장에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SSD 중 특히 기업용은 선두권 기업 제품만큼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제품으로, 최근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용 낸드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8개국 중 7개국이 무조건부 승인한 만큼 중국 정부도 합리적인 판단으로 연내 승인 해줄 것이라고 본다"며 "통합 후 양사 상호 보안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R&D 기반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