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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금, 결국 적자국채?…금리인상에 추가 이자부담만 兆단위 '훌쩍'

이재명후보發 재난지원금 납부유예 등 꼼수 백태적자국채 발행 불가피…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군불때기추가 금리인상 앞두고 내년 국채 이자비용만 21.4兆KDI "재난금 경기부양 효과 '별로', 선별지원 해야"

입력 2021-11-12 12:22 | 수정 2021-11-12 12:29

▲ 국가채무.ⓒ연합뉴스

여당이 이재명 대선후보가 던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세금납부 유예 등 온갖 꼼수를 동원하는 가운데 결국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적자국채 발행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이자 부담에만 조(兆) 단위의 돈이 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질문을 받고 "10조·25조·50조 등 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해 제기되는 내용이 꼭 필요한지, 재원 측면에서 뒷받침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점검과 고려가 필요하다"며 "재정을 맡은 입장에서는 모든 제안이 결코 쉽진 않다"고 답했다.

곳간 지기로서의 고충을 얘기한 것이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10조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방역지원금, 25조원은 이재명 여당 대선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50조원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 공약을 지칭한 것이다.

같은 날 한국개발원(KDI)이 내놓은 올 하반기 경제전망을 보면 내년 나랏빚은 올해보다 103조원 늘어난 1068조30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적자성 채무(686조원)는 일반회계 적자국채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76조7000억원, 금융성 채무(382조3000억원)도 26조3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적자성 채무가 급증해 전체 나랏빚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4%에서 내년 64.2%로 3년 새 7.8%포인트(p)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7.3%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 50.2%, 후년 53.1%, 2024년 56.1%, 2025년 58.8%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예정이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고령화와 저탄소로의 산업구조 변화가 예정돼 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느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선 안 된다.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재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세를 적극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KDI는 내년 재정정책과 관련해 "경기부양보다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경제구조 전환 등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사실상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 소상공인 등에 대한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도 "조금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전지출 특성상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시나리오별 국가채무 비율 전망.ⓒ국회예정처

그러나 정치권에선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해 여야 할 것 없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특히 여당은 이 대선후보가 제시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온갖 편법과 무리수를 두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름을 '전 국민 위드 코로나 방역지원금'으로 바꾸고 관련 예산을 기존 방역사업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추가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도 교통세·유류세·주세 등 연내 더 걷힐 추가 세수분의 납부를 유예해 내년 세입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제시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세금깡'이라는 비판을 샀다. 홍 부총리는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세금 납부 유예와 관련해 "국세징수법상 요건이 매우 엄격해서 그에 부합하는 것만 할 수 있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야당에 이어 정부마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는 상황이지만, 자당 대선후보가 미는 정책을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여당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적자국채 발행을 위해 군불을 때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MBC 라디오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을 언급한 뒤 "이것(추경) 말고 빚내서 하는 방법도 있다. 국채발행"이라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정무적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살짝 발을 뺐지만, 공개적으로 간 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제는 적자국채 발행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이자 상환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조짐이다. 재정당국은 지난 2일 국채시장 점검 긴급 간담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고채 일부를 갑자기 앞당겨 갚기로 한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데다 전 국민 지원금 논란에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고채 금리가 치솟은 탓도 없잖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3.6bp(1bp=0.01%) 오른 연 1.913%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상승했다. 2년물은 1.731%, 5년물은 2.13%로 각각 2.1bp, 1.7bp 올랐다.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도 각각 금리가 뛰었다. 지난 8월까지 국고채 조달금리는 평균 1.71% 수준이었으나 3년만기 국고채의 경우 2% 돌파를 앞두고 있다.

▲ 돈.ⓒ연합뉴스

내년 나랏빚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재정당국은 국고채 이자비용으로만 21조4673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20조2101억원(본예산 기준)보다 1조2572억원(6.2%) 증가한 금액이다. 예고된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국채 이자율을 연 2.4%에서 2.6%로 0.2%p 올려잡았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지난 2일 내놓은 '2021~2030 중기재정전망'에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8년 뒤인 2029년에는 나랏빚이 2029조5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75.2%로 치솟는다고 추정했다. 정부의 이자 지출 비용도 함께 늘어나 올해 17조9000억원쯤인 이자비용은 2023년 21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한 뒤 나랏빚이 2000조원을 넘는 2029년엔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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