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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소비자물가 3.7%↑…유류세 내렸지만 8개월째 오름세

11월 소비자물가동향…9년11개월만 최고치 석유류 35.5%·농축수산물 7.6%↑…생활물가 5.2%↑집값 1.9% 올라… 근원물가도 두달째 2%대 상승률홍남기 "12월엔 둔화… 연간 상승률 2.3~2.4%" 전망

입력 2021-12-02 10:15 | 수정 2021-12-02 10:19

▲ 물가 비상.ⓒ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3.7%를 기록했다. 기름값과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애초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2%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던 정부는 소비자물가가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며 솟구치자 2.4%까지도 내다본다며 말을 바꿨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올랐다. 2011년 12월(4.2%)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달(3.2%)보다도 0.5%포인트(p)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3.3%)·2월(3.0%)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여섯달 만에 1%대로 올라선 후 넉달 연속 0%대에 머물다가 올 2월(1.1%)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대 이상 상승률은 지난 4월(2.3%) 이후 여덟달째 이어졌다.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11개월 연속 2% 이상을 기록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수도·가스가 모두 상승했다. 물가상승률 기여분을 보면 석유류(1.32%p), 개인서비스(0.96%p), 농축수산물(0.64%p)이 두드러졌다. 기름값과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11월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석유류는 35.5% 상승했다.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지난해 3월(1.3%) 이후 처음으로 아홉달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내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인하분이 실제 현장 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가격이 껑충 뛰면서 공업제품도 5.5% 올랐다. 2011년 11월(6.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전기료(2.0%), 상수도료(0.9%), 도시가스(0.1%)가 각각 올랐다. 지난 9월 0.3% 내렸던 전기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올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3원)보다 3.0원 올리면서 반등해 두달 연속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에선 공공서비스(0.6%)와 개인서비스(3.0%) 모두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휴대전화료(1.8%), 외래진료비(1.8%)는 오르고 고등학교납입금(-99.9%)과 유치원납입금(-5.2%)는 내렸다. 휴대전화료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상승률을 부추겼다.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9.6%)와 생선회(외식·9.6%), 공동주택관리비(4.3%), 구내식당식사비(4.4%)가 올랐다. 반면 학교급식비(-99.9%)와 병원검사료(-21.6%), 학교보충교육비(-8.1%), 스키장 이용료(-6.5%)는 내렸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3.9%)는 7월(2.5%) 이후 상승세다. 오름폭은 8월 2.8%, 9월 3.1%, 10월 3.2% 등으로 9월부터 커지는 모습이다.

집세(1.9%)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2.7%)와 월세(1.0%) 모두 상승했다. 전세는 2017년 10월(2.7%)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월세는 2014년 6월(1.0%) 이후 처음으로 1%대 상승률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는 지난해 5월 이후 19개월 연속, 월세는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름폭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농축수산물도 기온 급감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상승률이 7.6%를 기록했다. 오이(99.0%), 상추(72.0%)가 대폭 올랐다. 달걀(32.7%)과 수입쇠고기(24.6%),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도 값이 뛰었다.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8.7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두달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7.88로, 지난해보다 1.9% 올랐다. 상승률은 한달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10.74로, 1년 전보다 5.2% 급상승했다.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식품(5.4%)과 식품 이외(5.1%) 모두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4.7%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6.3% 올랐다. 10월 7.5% 급락했다가 한달 만에 다시 급등했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0.3%)보다 신선과실(7.0%)과 신선채소(9.3%) 상승 폭이 컸다.

한편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로 종전보다 0.2%p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월 2.2%로 0.4%p 올린 데 이어 석달 만에 상승률을 더 높게 고쳐잡았다. 이는 한국은행(2.3%)과 KDI(2.3%)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연내 물가 상승률을 2%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혀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유류세 인하 효과, 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상승 폭이 둔화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한은(2.3%), OECD(2.4%)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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