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물가 대응 정책적 의지 담을 듯내년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검토 등 물가 안정 목표 '총력'글로벌 인플레 상황에 올해 물가대책 효과 '미미'… 금리 인상도 '변수'
  • ▲ 생활물가 인상. ⓒ강민석 기자
    ▲ 생활물가 인상. ⓒ강민석 기자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3.7%까지 치솟은 가운데 정부가 내년 상반기 전기·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동결을 검토하고 나섰다.

    내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고, 정부의 소비촉진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내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를 연 2%대로 설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께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한 동결 방침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과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의 수요 폭발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선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공요금은 정부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서 물가 관리의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가 2%대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자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동결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LNG 국제가격 상승세를 고려해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내년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시내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종량제 봉투 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을 최대한 억누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상황에서 수요 측면의 압력까지 커지고 있어 많은 기업이 연초를 기점으로 상품, 서비스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사실상 유일하게 통제 권한을 가진 공공요금 인상을 용인할 경우 물가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조만간 발표할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년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를 기존 1.4%에서 상향해 2.0% 이상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2.0%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 목표를 2.0%로 제시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매년 두 차례 발표하는 경제정책 방향과 경제전망에서 2016년 이후 한 번도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0% 이상의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를 내놓은 적이 없다.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2017년 1.9%, 2017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1.9%가 최고치였다.
  • ▲ 우윳값 인상. ⓒ강민석 기자
    ▲ 우윳값 인상. ⓒ강민석 기자
    이러한 기재부의 물가 기조 변화는 그만큼 상승세를 탄 물가 상황을 정부가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3월까지 1%대에 머물다가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 등으로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고, 10월에는 3.2%로 뛰어올랐다.

    11월에는 유가 상승과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올해 최고치이자 2011년 12월 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7%까지 치솟았다.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져 내년 초반에도 2~3%대를 넘나들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세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서비스 가격 상승세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은 여전하다.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하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다른 기관에서 내놓는 것처럼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다. 이 숫자에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까지 포함된 숫자다. 정부는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 물가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1분기까지는 물가상승률이 3%대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그 이후에는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상승률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에서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0% 이상으로 제시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는 물가 관리와 관련, 여러 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8일 주요 연구기관장, 투자은행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2022년도 경제정책 방향 수립과 보완 작업에 속도를 내 조속히 마무리하고 12월 하순 별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주요 과제로 생활물가,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등 민생안정 및 리스크 관리 문제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다만 현재의 물가상승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인 만큼 정부의 의지대로 물가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보다 6.8% 급등했다. 1982년 6월 이후 거의 40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여러 차례 물가 관리 대책을 내놨지만, 그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에서도 내년 물가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 상승세가 확대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 동력이 식어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플레 상황과 경기 부진 체감도를 볼 때 스태그 쪽에 가깝다"며 "그렇지만 물가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금리 인상으로) 경기 부진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