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CPTPP 사회적 논의 시작"…가입절차 사실상 개시RCEP와 시너지 등 시장 확대 기대…멕시코와 간접 FTA 효과도여타 FTA보다 개방수준 높아…KDI "수산보조금 등 우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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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계무역의 15%를 차지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착수했다.홍남기 경제부총기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하고자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과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관련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홍 부총리는 "중국과 대만의 CPTPP 가입 신청, 세계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경제질서 변화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CPTPP 가입 논의를 더는 정부 부처에 머물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멕시코, 걸프협력회의(GCC·6개 아랍산유국 협력기구) 등 주요국과의 FTA 협상 재개도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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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호주·멕시코 등 나머지 11개국이 2018년 말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올 초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우한 폐렴) 이전인 2019년 기준 CPTPP 참여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GDP의 12.8%인 11조2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전세계 무역액의 15.2%인 5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 CPTPP에 참여하면 전세계 인구의 6.6%에 해당하는 5억여명의 거대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가입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CPTPP 회원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23.2%를 차지한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1월 내놓은 KDI 포커스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에서 "대외의존도 특히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동아시아 세계 가치사슬(GVC)에서 중국의 비중이 줄어드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CPTT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CPTPP 가입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도 재가입을 시사하면서 논의가 빨라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기자들과 만나 "(10월)25일쯤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회의가 연기되다 이날 열렸다.CPTPP 가입은 내년 2월 발효를 앞둔 RCEP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RCEP는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FTA다. CPTPP 가입 시 시장 확대 효과가 한층 커지는 데다 우리와 FTA를 맺지않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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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CPTPP의 개방수준이 다른 FTA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우리로선 민감한 농수산물 개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농어민과의 대화와 피해 대책이 관건이다. CPTPP의 상품 무역 개방 수준은 최대 96% 관세 철폐 수준이다. 한국이 맺은 다른 17개 FTA는 물론 RCEP보다도 개방 폭이 크다. CPTPP 회원국 상당수가 농업이 발달한 국가라는 점도 부담이다. 국내 농민단체 등이 CPTPP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배경이다.다만 KDI는 앞선 보고서에서 "CPTPP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과 수산보조금 등의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시장개방은 CPTPP가 관세 철폐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시장자유화를 요구하지만, 한국이 맺은 기존 FTA와 비교하면 유사한 수준이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고 봤다. 민감한 농식품분야의 경우도 CPTPP를 주도한 일본의 관세철폐율(76.2%)이 한국의 기존 FTA 자율화율(78.4%)보다 낮은 데다 CPTPP 가입국 중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멕시코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KDI는 강화되는 수산보조금 규제도 어업면세유 등 연료보조금은 금지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부연했다. 오히려 KDI는 "CPTPP에서 배제될 경우 누적원산지를 적용받지 못해 한국 중간재 수출에 중장기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며 "특히 일본과의 무역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PTPP는 회원국에서 생산된 어떤 중간재도 CPTPP 수출국의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하는 누적원산지 제도를 채택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CPTPP 가입을 통해 수출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한편 CPTPP는 11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가입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