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00만원, 1300만원 등 라이더 수익 인증 이어져올초부터 수도권 기본 배달비 상승… 배달 시간, 지역, 날씨 따라 할증정부 2월부터 '배달비 공시제' 실행… 실효성 의문
-
연초부터 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배달비 상승세도 가파르다. 이로 인해 배달 라이더와 소비자, 자영업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는 라이더들은 한 달에 800만원, 일 40만원 등 수입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배달 라이더 박경학씨는 JTBC '다수의 수다'에 출연해 2억 넘는 빚을 1년 만에 청산하고, 일한 지 3년 만에 전셋집도 구했다고 밝혔다.그의 설명에 따르면 어릴 때 2억원 가량의 외제차를 리스로 뽑았다가 한 달 만에 전손 처리가 됐고, 그때 생긴 빚을 배달 일로 1년 만에 갚은 것.박씨는 "배달 대행업체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휴무인데 휴무도 안 쉬고 1년 동안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일과 집을 왔다갔다 했다"며 "지금은 하루에 10시간 정도 일하고 있는데 월수입 500~6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이날 출연한 또 다른 배달 라이더 전성배 씨도 "하루에 8시간 정도 일하고 400만원 정도 가져간다"며 "다른 라이더에 비해 수입이 많지 않다. 많이 버시는 분들은 500만 원에서 800만원까지 번다”고 전했다. -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료 인상 후 서울 라이더 수입'이란 인증글이 올라오며 월 1300만원 수입을 자랑했다.서울 강남구 역삼, 논현동 인근에서 활동하는 배달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공개한 내역을 보면 그는 하루에만 약 48건, 86㎞를 달려 배달해 40만4400원을 벌었다. 한건당 평균 배달금은 8425원으로, 이날 오후 6시49분 쯤 역삼동 인근 1.9㎞ 거리를 달려 전달완료한 뒤 받은 배달금은 1만2700원에 달한다. 이 배달원은 지난해 12월18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한 달 동안 총 1304만5371원을 번 것으로 파악됐다.해당 게시물에는 "(벌이가) 의사급이다", "하루 20건이라고 해도 월 500이 넘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배달 라이더가 수익 인증글을 자랑하는 반면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배달비에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배달 대행업체들이 올 들어 수수료를 500~1000원가량 인상하면서 지난해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기본 배달 대행료는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악천후나 배달이 몰리는 시간, 배달 거리 등에 따라 할증이 적용돼 7000원에서 최대 9500원 등 1만원까지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배달 대행업체에 이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 업체가 최근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 종료에 나서면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비는 3월 이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달비 상승세 이면에는 단건 배달 경쟁이 치열해진 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빨리 오는 단건 배달을 선호하고 코로나19로 배달 수요 자체가 급격하게 증가해 라이더 숫자가 크게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대행업체들과 플랫폼이이 라이더를 확보하고자 경쟁적으로 배달비를 높이고, 그 부담을 음식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이런 문제로 인해 정부는 2월 말부터 '배달비 공시제'를 실행해 배달비 인하 경쟁 유도하겠다고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다.
현재도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배달앱별로 배달비를 비교할 수 있는 데다 배달 지역, 시간대, 날씨 등 조건 따라 배달 수수료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 문제인 배달기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으로 인해 배달비 안정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