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비중 20%대 축소샤오미 등 매출처 다변화 리스크 줄여전장, 기판 등 신성장 사업 강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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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가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계열사 삼성전자 의존도를 20%대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 고객사로 떠오른 샤오미의 성장도 거세지면서 조만간 목표로 정한 삼성전자 매출 비중 20% 미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28.6%로, 전년 대비 5.1%p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어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만큼 한 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갤럭시 시리즈의 흥행 여부에 전사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불안요소도 있었다.

    이에 삼성전기는 고객 다변화를 통해 단일기업의 높은 의존도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앞서 경계현 전 삼성전기 사장도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2019년 47.1%에서 2020년 33.7%로 크게 줄어든 점을 언급하며 "한 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그 기업이 나빠졌을 때 휘둘릴 수 있다"며 "삼성전자 의존도를 향후 20% 미만으로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체제에서도 이같은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중화권 고객사를 공략하며 매출처 다변화에 힘을 쓰고 있다.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점유율을 잃어가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중화권 업체들이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삼성전기는 화웨이 매출 비중이 미미했던 반면 다른 중화권 업체를 대상으로는 상대적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실제 삼성전기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3조9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샤오미는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화웨이의 공백을 빠르게 흡수하며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 360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49% 급증했다. 전세계 점유율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의 샤오미 매출 비중도 지난해 10.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MLCC와 카메라모듈의 전장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제품을 강화하며 기존 고객사인 테슬라를 비롯해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카메라모듈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업에도 힘을 주며 글로벌 고객사를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 설비 및 인프라 구축에 총 1조3348억원을 투입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제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와 별개로 올 하반기 양산 일정으로 서버용 FC-BGA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