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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HDC현대산업개발, 퇴출만이 능사는 아니다

입력 2022-03-25 12:12 | 수정 2022-03-25 14:01
최근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원인을 면밀히 검토해 제재를 포함한 재발방지대책을 3월중 발표하겠다"며 "제재수준은 검토중이지만 사건이 중하고 국민적 우려가 큰 만큼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사건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본부의 조사도 관계자 구속 등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행정절차를 통해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광주에서 붕괴사고가 한차례 있었던 만큼 시장에서는 단순 영업정지를 넘어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 처벌인 '등록말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터라 통상적인 제재에 그칠 경우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산의 퇴출조치가 적절하냐는데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산은 6명의 고귀한 삶을 앗아가고 수많은 입주예정자의 계획을 어그러지게 했다. 또다른 현장의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을 커지게한 책임도 있다.

현산 역시 이를 인지하고 피해자 수습후 11일만에 유족과 합의를 마치고 입주예정자, 인근상가와도 피해보상 및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몽규 회장도 회장직을 내려놓았고 동시에 안전과 품질조직을 갈아엎는 등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전임대표들과 함께 안전시스템 혁신, CSO 선임 등을 약속했다.

붕괴사고가 난 동을 철거하고 재시공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도 전액 지출을 약속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입주예정자들과의 협의 역시 불가피한 만큼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여기에 더해 징벌적 조치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현산은 낭떠러지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현산은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건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만가구의 주택을 국내에 공급해 왔다. 40여년간의 세월속에 쌓인 노하우는 우리 주택건설과 괘를 같이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말 기준 임직원은 1665명으로 HDC그룹 전체로는 1만여명에 달한다. 만일 그룹의 주력사인 현산이 존폐에 처한다면 이들 가정은 위기로 내몰릴 것이고 수백개의 협력업체 직원가정 역시 같은 입장에 놓일 것이 자명하다. 

이미 일선현장의 일부직원들은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주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전국 각지에서 본계약을 앞둔 사업지에서 계약해지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조합에서는 이번 사고를 빌미로 시공사 교체 요구를 하거나 회사측에는 플러스알파를 요구하고 있다.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앞서 수행한 공사 이력이 건설사 평가에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사고로 저하된 신뢰도와 이미지 회복에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번 사고 역시 건설업계에 만연한 하도급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도 책임을 한곳으로만 몰고가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 조사 결과에서도 하도급을 받은 재하도급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번 사고의 총체적 책임은 현산이 져야할 몫이다. 대신 처벌을 하더라도 합당한 처벌을 해서 현산이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을 남겨야 사고수습이든 피해보상이든 할 것이 아닌가?

마땅히 현산은 사고를 끝까지 수습하고 입주예정자들과 인근 지역민들에 대한 손해배상 역시 마무리하는 등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해 환골탈태해 다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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