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러시아 ETF 투자자, 한국거래소 민원 등 단체행동 나서퇴직연금·연금저축 투자자 다수…상장폐지 시 피해 상당할 전망거래소, 한투운용·유동성 공급회사와 상장 유지 위해 머리 맞대“지수 산출 중단되지 않고, 헤지 실물 자산 거래 재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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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정지 상태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거래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MSCI ETF 투자자들은 거래가 정지된 이후 한국거래소와 한투운용에 민원을 신청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당 ETF가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하면서 상장폐지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러시아MSCI ETF 투자자 가운데 다수는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ETF의 특성상 상장폐지 위험성이 낮다는 판단에 해당 상품을 연금 계좌를 통해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해당 ETF의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중대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만일 지수 산출의 중단,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위험 등이 발생하면 상장폐지가 진행된다.한투운용은 러시아MSCI ETF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사활을 건 상태다. 특히 해당 ETF의 헤지와 관련한 계약들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지난달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을 0.00001 가격으로 적용한 MSCI에 정책 적용 예외 요청을 했던 것에 대해서는 MSCI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당국도 해당 상품의 거래 재개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한투운용을 비롯해 유동성 공급회사(LP)인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과 러시아MSCI ETF의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거래소와 한투운용은 현재 러시아MSCI ETF의 헤지 자산(해외자산 MSCI지수 추종 ETF 등)을 최대한 보전해 거래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MSCI가 러시아를 벤치마크 지수에 다시 포함해야 한다. 또 미국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ETF인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의 거래가 재개돼야 한다.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는 한투운용 러시아MSCI ETF의 헤지 자산 중 하나로, 지난달 4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거래소 관계자는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로 헤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ETF의 거래 재개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위해선 미국 시장 내 러시아 ETF의 거래 재개가 선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최근 러시아 주식 시장이 재개됐지만, 러시아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금지해놓은 다소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러시아 시장의 정상화 또한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거래소 입장에서도 이번 사례는 초유의 사태로 남을 예정이다. 거래소가 앞서 지난달 4일 러시아MSCI ETF의 거래정지 조치를 내렸을 당시에도 거래소는 기존 규정에 명시된 기준보다 해당 상품의 거래 정지를 빠르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정지 이전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며 가장 적절한 시점에 정지가 될 수 있도록 했다”라며 “기존 규정에 명시된 것보다 앞당겨 정지시킨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거래 정지 규정 조건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필요 시 시장 관리를 위해 거래소가 거래 정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전쟁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상황에서 시장의 혼란을 최대한 막기 위해 빠르게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현재 상장폐지를 고려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상품이 살아있고 지수도 살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폐지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추후 상장폐지 규정에 해당이 된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현재는 어떻게든 살려서 조금이라도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