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계열사 12곳 수장 연말 임기 만료… 대거 교체 유력스캔들 제로 강조한 진 회장, 대대적 쇄신으로 조직 장악력 확대진 회장이 발탁한 신한은행 부행장, 계열사 CEO 유력 후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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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반환점을 돈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쇄신의지를 다지고 있다.지난해는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임기 만료가 도래한 9개 자회사 대표 모두 유임했지만 올해는 진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조직 내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특히 지난 8월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 규모의 운용 손실 사고가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임직원 스스로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갖추는 ‘스캔들 제로(Zero)’에 입각한 조직 혁신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관건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발탁한 부행장들인 이른바 ‘진옥동 사단’의 거취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지난 9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의 롱리스트를 확정한 이후 자회사 대표에 대한 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대표이사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이영종(신한라이프)·문동권(신한카드)·정운진(신한캐피탈)·박우혁(제주은행)·이희수(신한저축은행)·이승수(신한자산신탁)·조경선(신한DS)·정지호(신한펀드파트너스)·김지욱(신한리츠운용)·이동현(신한벤처투자)·강병관(신한EZ손해보험) 등 총 12명이다.그룹 안팎에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 정도를 제외하면 연임을 자신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보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은 진 회장에게 임기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며 조직 내 장악력을 한층 확대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인사에서 관건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기용한 부행장들의 활용 여부다.진 회장은 2019년 3월부터 지주 회장으로 옮기기 전인 2023년 3월까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몇몇 부행장을 발탁했다.이중 현재까지도 신한은행에 남아 있는 부행장은 전필환 영업추진1그룹장, 정용욱 영업추진4그룹장, 정근수 GIB그룹장, 서승현 글로벌사업그룹장 등이다.이들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진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신한은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글로벌사업 담당인 서승현 부행장은 2022~2023년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만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진 회장 체제 글로벌 전략에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글로벌 분야에서 KB금융그룹과 격차를 벌려 신한금융을 압도적 1등으로 올려놓은 주역이다.정근수 부행장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M&A(인수합병), 벤처투자 등을 아우르며 IB(기업금융) 업무 전반을 총괄했으며 GIB(글로벌투자금융) 부문장도 맡았다.정용욱 부행장은 이미 신한투자증권에서 자산관리총괄대표로 임명되는 등 은행 외 계열사에서 활약하고 있다.전필환 부행장은 디지털전략을 총괄하며 배달앱 ‘땡겨요’를 키우는 등 디지털과 신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선봉장으로 활약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진 회장 입장에서는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재무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며 “무엇보다 신한투자증권 손실 사태 등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선제 조치 차원에서 조직쇄신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