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고선전비 전년보다 47% 늘려 미래 잠재 고객 타깃으로 적극 마케팅·디지털 혁신 행보단기 실적 아쉬워…장기 투자로 수익 다각화 지속
  • 유진투자증권이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무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마케팅은 물론 눈에 띄는 디지털 혁신 행보로 젊은 층들에게 공들이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은 광고선전비로 95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8% 증가한 수치다. 전년 대비 8.9% 늘렸던 지난 2020년과 비교해서도 그 폭이 크게 늘었다.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주식 투자자들을 공략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왔다. 수백억대 비용을 투입하는 대형사와 비교할 때 유진투자증권 광고선전비의 절대적인 액수가 크진 않지만 중소형사로선 과감한 투자다.

    유진투자증권의 마케팅 타깃은 분명하다. 미래 잠재 고객인 MZ세대다.

    이 회사는 젊은 층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대학일기와 독립일기 등으로 인기를 끈 작가 자까와 손잡고 '신입일기'라는 브랜드 웹툰을 선보였다. 당시 홍보 효과는 네이버 자체적으로도 화제가 될 만큼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엔 수제 맥주 전문기업 플래티넘크래프트와 협업,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콜라보 수제맥주 '따상주'를 출시했다. 전국 편의점과 마트에선 1년간 유진투자증권 브랜드가 박힌 따상주가 팔린다.

    MZ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메타버스에도 올라탔다. 문화특화 WM센터인 서울 논현동 챔피언스라운지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그대로 구현됐다.

    과감한 전산 비용 투자를 통해 대형사 중심의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장에도 중소형사 최초로 뛰어들었다. 지난 2월 출시한 간편투자앱 '유투'는 기존 투자자보단 주식투자자에 새롭게 뛰어든 젊은 층들을 위한 앱이다.

    MZ세대를 공략한 마케팅 전략은 고경모 각자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진투자증권은 채권 중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상증자 딜 소싱 등 IB(기업금융)부문과 비교해 리테일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잠재고객인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회사 성장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같은 투자 노력 대비 실적은 아쉽다.

    금리인상 여파로 지난해 증시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은 1분기 265억원에서 점차 감소해 4분기 1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3% 증가했지만 이 기간 수탁수수료 수익은 1.45% 증가에 그쳤다.

    이 회사 2020년 1분기 주식 수탁수수료 시장점유율은 1.22%, 2분기 1.26%, 3분기 1.24%로 큰 변화가 없다. 지난 2018년 1.37%, 2019년 1.35%인 것과 비교할 때 오히려 소폭 줄어들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단기 실적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긴 호흡으로 미래 리테일 고객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로서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볼 때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나가면 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비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