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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호영 장관 후보자, 돌파보단 ‘자진사퇴’가 답이다

완전무결 주장… 과연 로얄의 능력치는 공정한가불법 여부가 아닌 ‘아빠 찬스’ 허용치 문제국민 박탈감 넘어 젊은 세대 좌절로 이어져복지부 장관 간판 떼면 위암 명의로 남아

입력 2022-04-19 14:45 | 수정 2022-04-19 14:56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이 상태에서 청문회를 통과해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논란은 계속될 것이고, 정권교체에 대한 대국민 열망이 깡그리 무너지는 형태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었다. 완전무결(完全無缺)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의혹에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려오는 것. 다소 억울하겠지만 ‘불공정’과 ‘내로남불’과 거리가 있음을, 국민 이해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세가 필요했다. 

그랬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장관직을 맡지 않아도 다른 기회가 충분히 열릴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자녀 논란에 억울함이 쌓인 모습으로만 비친다. 

“수많은 의혹이 있지만 불법은 없다.”

청문회장에 서야 하는 후보자가 마치 재판장에 들어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본질은 범죄 사실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장관으로서 높은 도덕, 윤리적 자질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권을 몇 번이나 교체하게 만든 특권층 자녀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무척이나 예민한 부분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공정은 국민의 시선에서 불공정이며, 이 문제와 관련 흠결이 없어야 하는 사회로 변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경북의대 출신에 병원장까지 맡았던 정 후보자는 그 영역 내에서 막강한 권력이다. 고로 그의 자녀 모두가 경북의대에 편입한 사실 자체가 일반 국민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구구절절한 해명은 의미가 없다. 

병원장 출신의 자녀는 병원 내에서 ‘로얄’로 취급되기 때문에 애초에 출발지점이 다르다. 태생적으로 부여된 혜택은 삭제가 어려워 작든 크든 ‘아빠 찬스’가 나올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가 장관이 아닌 외과의사로 남아있었다면 탈이 없었겠지만, 왕관의 무게는 무겁다. 

정 후보자는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조국 일가와 선을 긋고 있지만 애초에 논란의 여지는 충분하다. ‘악마화 프레임’이 아니라 국민이 박탈감을 느끼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로얄의 권한을 보유한 상태에서 능력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이 세대 젊은이들에게 좌절로 치환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능력주의, 즉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는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Michael Young, 1915~2002년)으로부터 만들어졌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도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믿는 체제’를 의미한다. 

전제조건은 배경이나 재력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창출하거나 기여한 업적 또는 공로에 기초해 사회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 그 과정은 빼먹고 특권층 자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방어막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 후보자의 자녀 논란 역시 조국 일가의 그것과 맥락이 같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불법이 없었더라도 로얄의 능력치를 충분히 활용한 정황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공정과 정의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칼럼, 농지법, 재산 신고 등 숱한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라 청문회를 돌파하고 국민 이해를 얻는다는 것은 무리다. 결국 공정을 담보로 탄생한 새 정부의 시작부터 위험부담이 커지는 요인이 된다. 

그에게서 장관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간판을 떼어 놓으면 코로나19 위기에 능력을 발휘했던 병원장이자 위암 명의라는 존경받는 인물이 남는다. 지금 문제는 타이밍이다. 그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미련이 남는다면 충분한 이해를 거쳐 재도약을 타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박근빈 기자 ra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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