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21조→30조, 가파른 레버리지 확대증권사 3%대 금리 이벤트로 빚투 더 부추겨'오천피' 취한 금융당국은 모르쇠, 안일한 인식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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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PT 생성 이미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우리 증시가 2일 미국발 악재로 급락하자 반대매매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벌이며 빚투를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금융당국은 의례적인 경고조차 내놓지 않아  직무유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0조92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신용잔고는 19조5923억원, 코스닥은 10조5002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대표적인 '빚투' 지표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만 해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원대 수준이었다. 이후 증시 호황과 함께 빠르게 불어났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난해 10월27일에는 24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12월5일에는 처음으로 27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1개월여 만인 이달 8일 2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열흘 남짓 만에 29조원을 넘겼고, 다시 30조원대에 진입했다. 코스피 5000 돌파 기대감이 확산되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신용 매수 확대와 함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해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한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하락 폭을 키우고 투자자 손실을 확대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빚투 열풍은 증권사들이 부추기고 금융당국이 방관한 측면도 있다.최근 증권사들은 연 3%대의 저금리 혜택을 앞세워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3월말까지 연 3.9%로 낮춘 신용 거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거래에 대해 연 3.9%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메리츠증권도 지난주부터 '슈퍼 365'(Super365) 계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대해 단기 구간(~7일)은 기존 5.9%에서 4.9%로 인하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같은 증권사들의 빚투 부추기기 행보에도 손 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오천피' 공약에 매몰돼 의례적인 경고음조차 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금융위는 전체 주식 시가총액 대비 융자 잔고 비중은 11월 2주 차 기준 0.67%로, 2020~2025년 평균(0.77%)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발 악재로 증시 조정이 길어질 경우 개미들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간 코스피200 지수선물을 약 6조원가량 순매도하며 선물시장에서는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도 약 3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매도 물량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주에 집중됐다. 급등한 주식들을 팔아 차익 실현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선물시장에서도 대량 매도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워시 쇼크' 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수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가 갑자기 급증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매수 주체와 매도 주체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보다는 변동성 국면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용잔고가 단기간에 30조원까지 불어났는데도 당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지나치게 안일하다"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는 신용거래 관리 강화나 증권사 마케팅 가이드라인 정비 등 선제적인 조치가 병행되지 않으면 개인투자자 손실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