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만배럴 부족 전망산유국 생산 차질 및 대러 제재 영향바이든, 석유 증산 위해 사우디와 논의 예정
  •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내년 전 세계 석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정도 부족할 것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내다봤다. 

    OPEC 연구부는 지난 12일 2023년 석유시장 전망에 대한 첫 보고서를 발표,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신흥국 경제 성장에 힘입어 휘발유와 디젤을 중심으로 하루 27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OPEC 외 산유국들의 공급은 하루 170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OPEC은 내년 하루 평균 3010만배럴을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지난 6월 OPEC 13개국의 공급량보다 하루 138만 배럴 더 많은 양이어서 현재로선 이 같은 증산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OPEC 회원국들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그동안 운영을 중단하거나 감축했던 석유 생산 시설을 재가동하고 있으나, 수요 증가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차질 때문이다. 리비아와 에콰도르는 정치적 불안 가중으로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에콰도르는 반정부 시위대의 도로 봉쇄로 인해 석유 생산이 50% 이상 감소했다. 리비아의 경우, 시위대의 석유 생산 방해로 주요 유전이 폐쇄되면서 120만 배럴이던 하루 원유생산량은 10만 배럴로 떨어졌다. 원유 수출의 70%를 담당했던 항구까지 폐쇄됐다. 

    아울러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들도 투자 부족과 운영상 문제로 인해 생산 능력이 약화된 상태다. 

    서방의 강화된 대러 제재도 문제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원유감산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것. OPEC은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제재를 지적하며 비(非) OPEC 산유국 중에 가장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의 생산량이 내년에 하루 평균 20만배럴 줄어들어 하루 평균 104만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은 대러 원유 의존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EU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90%가량 줄이기로 했고, 올해 상반기 선박을 통해 미국산 및 북해산 원유 수입량을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900만t, 800만t 늘렸다. 그럼에도 전체 선박을 통해 수입한 원유 중 러시아산(26.7%)이 가장 많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이스라엘에 도착, 3박 4일의 중동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틀 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증산 촉구 등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상황 개선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