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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후폭풍]'전세→월세' 가속도, 전세시대 종말 고하나

5월 전월세 거래 40.4만건…월세 24.3만건전세 대출 이자, 월세 역전…월세화 가속화비싼 전세도 원인…깡통전세 확산 우려↑

입력 2022-07-14 10:50 | 수정 2022-07-14 13:58

▲ 서울 아파트·빌라 단지 전경ⓒ뉴데일리DB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빅스텝(한번에 금리 0.5%p 인상)'은 서울과 수도권 임대차시장에 적잖은 후폭풍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차법과 대출규제, 보유세 강화 등의 풍선효과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월세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금리 인상이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해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정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빅스텝의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도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연리는 3.61~6.038%로 6%대에 이르렀다. 연말전까지 전세대출 연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금리인상은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은 물론 무주택자에게도 적잖은 부담을 주게 됐다. 무주택자중 상당수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출 이자 부담은 전세의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달 납부해야 하는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많을 경우 굳이 전세 거주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4월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5.7%, 서울이 4.8%로 최근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5%대 중·후반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에 갚아야 하는 전세대출 이자가 집주인에게 내는 월세보다 많아진 셈"이라며 "계약 연장시에도 집주인의 보증금 증액 요구를 전세대출이 아닌 자발적 월세로 해결하려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아질 대로 높아진 전세보증금도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서울의 전셋값은 23.8% 올랐다. 자기자본이 부족한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 서민층은 가파르게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낀 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이번 빅스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장기적으로 전세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미 월세거래가 전세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결과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24만321건(59.5%)이 월세였다. 

월세가 전세 거래량(16만3715건·40.5%)을 넘어선 것은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는 전셋값이 매매 가격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매물을 뜻한다. 이럴 경우 자본이 부족한 임대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본다.

지난해 0%대 초저금리 기간 자기자본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깡통전세 위험 매물이 급증했다.

부동산R114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전국 아파트 매매·전·월세 가격을 분석한 결과, 매매와 전세 거래가 한 번씩이라도 있었던 총 2만9300건의 거래중 평균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사례는 7.7%(2243건)로 조사됐다. 기간 내 매매 최저가가 전세 최고가보다 낮은 경우로 범위를 확대하면 깡통전세 위험 거래는 16%(4687건)에 달했다.

함영진 랩장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아파트나,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연립·다세대 주택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 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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