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2021 범죄통계’서 14~18세 범죄자수 전년보다 1만392명 감소전체 범죄자 중 14~18세 범죄자 비율도 전년 4.3%와 동일 수준전문가들 “실제로는 2~3배 증가...촉법소년 연령 하향 필요”지적
  • ▲ ⓒ경찰청 2021 범죄통계 자료집
    ▲ ⓒ경찰청 2021 범죄통계 자료집
    지난해 ‘범죄소년’(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범죄자) 수가 전년 대비 16%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간(2017~2021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소년 인구수 감소에 따른 수치일 뿐 통계에서 제외된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 범죄자)의 범죄율을 고려하면 청소년 범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청이 지난 8일 공개한 ‘2021 범죄통계’에 따르면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의 범죄자 수는 전년(2020년도) 6만4152명에서 1만392명 감소한 5만3760명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범죄자수는  2017년 7만2337명을 기록한 이후 2018년 6만5784명, 2019년 6만5907명 등 줄곧 감소세였다. 

    전체 범죄자 중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4.3%)과 동일한 수치를 유치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적은 수치다. 19세 이상 30세 이하는 19.3%, 31세 이상 40세 이하는 16.7%, 41세 이상 50세 이하는 20.4%, 51세 이상 60세 이하는 22.2%, 61세 이상은 17.1%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력범죄가 1만46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절도범죄 1만2692명, 교통범죄 6684명, 강력범죄 1648명 등의 순이었다. 

    “촉법소년 제외 돼...청소년 범죄 실제 2~3배 증가세”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청소년 인구수 감소에 따른 결과일 뿐 실질적 청소년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14세 이상 18세 인구는 2017년 274만1209명, 2018년 260만1625명, 2019년 240만6253명, 2020년 229만1245명, 2021년 227만516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고령층 범죄자 수가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출산 확산 등의 여파로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범죄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발표한 범죄 통계 대상에서 촉법소년이 제외된 점이 맹점이라고 밝혔다. 촉법소년은 형법상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소년법에 따라 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 

    실제 경찰청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현황'에 따르면 2017년 7533명, 2018년 7364명,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 2021년 1만915명으로 매년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청소년 범죄는 갈수록 범죄 연령대가 낮아진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며 “보통 청소년 범죄는 절도와 폭행에 집중되는데 절도는 대게 유흥비 충당을 위해, 폭행은 심리적 불안정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또 “이를 교화할 제도적 장치나 사회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청소년 범죄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범죄예방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범죄 심각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현행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절대적인 청소년 인구수는 줄었는데 범죄소년 비율은 유지 수준이고 촉법소년은 증가 추세”라며 “실제적으로는 2~3배가량 청소년 범죄가 늘어난 것과 다름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가장 많이 나오는 의견은 촉법소년 연령을 2세 낮춰 8세 이상 12세 미만으로 하자는 방안인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우선적으로 1세를 하향해 선시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령층 범죄 꾸준히 증가...“고령화 영향 탓” 

    한편 지난해 발생한 총 범죄 가운데 61세 이상 고령층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3%p 증가한 17.1%로 집계됐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다른 연령대의 범죄자 비율은 19세 이상 30세 이하는 18.7%→19.3%(0.6%p↑), 31세 이상 40세 이하는 17.0%→16.7%(0.3%p↓), 41세 이상 50세 이하는 23.2%→22.2%(1.0%p↓), 51세 이상 60세 이하는 23.2%→22.2%(1.0%p↓)로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의 범죄자 비율은 전 범죄 유형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 범죄는 12.4%→13.3%(0.9%p↑), 폭력 범죄는 14.0%→15.8%(1.8%p↑), 교통 범죄는 18.2%→18.7%(0.5%p↑) 등으로 증가했다. 특히 절도 범죄는 23.4%→29.1%(5.7%p↑)로 대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