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쇼크 여파… 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8% 하락수주경쟁력 회복… "현 수준 이상 이익창출력 시현 전망"용지 확보-지분 투자 등 차입 규모 확대로 재무안정성 '흔들'차입 증가세 지속 전망에 미청구공사 부담까지… 모니터링 필요
  •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동부건설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동부건설
    동부건설이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회생절차 종결이후 회복한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외형 및 수익성 회복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저하된 재무건전성이다. 외형 성장에 집중한 만큼 불가피하지만, 주택 경기가 가라앉은 만큼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25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동부건설은 올 상반기에 매출 6093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5313억원에 비해 14.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73억원에서 8.34% 줄어들었다.

    수익성이 저하된 것은 올 들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그에 따라 더뎌진 공사 진행 그리고 원자재 쇼크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원가율은 88.5%로 최근 지난해 87.4%에 비해 1.09%p 악화했다. 특히 원자재 쇼크가 본격 반영된 2분기 원가율이 91.0%로, 지난해 2분기 86.8%에 비해 4.20%p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원가 부담은 충남 당진시 수청1지구 1블록(83.4%, 이하 예정원가율), 3블록(83.9%), 서울 은평구 역촌1구역(85.5%) 지난해 착공 현장들의 채산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매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외형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15년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전후로 저하됐던 수주경쟁력이 2016년 최대주주 변경 및 회생절차 종결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기존에 강점이었던 공공토목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자체 주택 브랜드인 '센트레빌'을 바탕으로 주택사업 수주에서 성과를 나타내면서 확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질적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과의 연계, 대형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수주경쟁력을 보완하면서 2분기 들어 경남 거제시 상동2지구 공동주택(2801억원, 이하 도급액),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1275억원), 평택~오송 2복선화 제4공구(1442억원) 등 사업장을 수주하면서 연 매출 1조1448억원의 7배를 웃도는 8조911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대규모 주택사업 및 자체사업장의 진행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양호한 주택매출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원가 상승에도 현 수준 이상의 이익창출력을 시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저하된 재무구조다.

    회생절차 종결 이후 빠른 영업 정상화를 바탕으로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면서 점진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 그러나 2019년 이후 주택사업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자체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용지 매입과 본사 사옥 이전에 따른 리스 부채 계상 등으로 차입 규모가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해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지분 인수 등 지분 투자와 화성동탄, 영종하늘도시 등 공공택지 매입이 이어지면서 동부엔텍 지분 매각(355억원)을 비롯한 유휴자산 처분에도 연결 기준 차입금은 상반기 기준 2592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879억원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전체 부채 규모도 2020년 5000억원에서 2021년 6256억원, 2022년 8417억원 순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채 역시 직전 5년 평균 4835억원에 비해 74.0% 늘어났다. 차입금 등 부채 증가로 이자비용도 직전 5년 평균 15억원에서 올해 3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꾸준한 영업 현금흐름에 따라 자본금은 2015년 -470억원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가파른 차입금 및 부채의 증가로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도 예년보다 악화했다.

    차입금의존도는 45.2%로, 직전 5년 평균 19.5%에 비해 25.6%p 높아졌으며 부채비율은 직전 5년 평균 126%에 비해 20.1%p 악화한 147%를 기록했다.

    홍석준 실장은 "이익 누적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재무안정성의 저하 폭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형 사업장 진행 및 용지 투자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으로 당분간 차입금 증가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다른 문제는 불어나고 있는 미청구공사 규모다. 과거 건설업계 잇단 '어닝쇼크'를 일으켰던 미청구공사는 건설사들이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대금으로, 매출채권보다 회수 가능성이 떨어져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은 모두 2514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1125억원에 비해 123% 급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의 10배를 웃도는 규모인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한편 동부건설은 지난달 발표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도 지난해 21위에서 23위로 내려앉았다. 2020년과 2021년 연속 21위에 랭크되면서 2011년 18위 이후 10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문턱에서 다시 주저앉았다. 시평에 실질 자본금과 경영 평점 등이 반영되는 만큼 저하된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