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공방 지속구글 등 글로벌 CP '망 중립성' 원칙 강조… 유튜버 반대 여론 들썩이재명 대표 문제점 지적 나서며 갈등 조장, '여야 입장차' 법안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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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게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격랑속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업계의 갈등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국회 통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11일 국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망 사용료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해당 법안은 '넷플릭스방지법'으로 불리며 글로벌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골자로 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국내 트래픽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 구글 27.1%, 넷플릭스 7.2%, 메타(옛 페이스북) 3.5%, 네이버 2.1%, 카카오 1.2%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CP들의 트래픽을 다 합쳐도 해외 CP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트래픽 폭증의 주범인 이들에게 ISP는 수익의 일부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가하는 트래픽 양에 걸맞는 망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 비용을 지불하라는 차원에서다. 대표적으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사용료 대가와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정치권에서도 글로벌 CP들의 '무임승차'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망 사용료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영식·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이원욱·윤영찬 민주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까지 총 7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미국과 EU에서도 글로벌 CP가 수익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농어촌 통신망 구축 기금인 '보편적 역무 기금' 분담 필요성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내놨다.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도 망 사용료 대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글로벌 CP의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 보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망 사용료 의무화 공청회를 열면서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글로벌 CP와 스타트업 등 업계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망 중립성(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구글은 법안 반대 서명을 독려하고, 유튜버들을 앞세워 여론몰이에 나섰다. 트위치 역시 한국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이유로 동영상 화질을 낮추면서 논란의 불을 붙였다. 급기야 망 사용료 의무화를 독려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해당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갈등이 국회까지 번졌다.과방위 위원들 역시 국정감사에서 망 사용료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만 되풀이했다. 당초 해당 법안을 발의한 위원들도 신중론으로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 연출됐다.정부부처는 망 사용료 의무화를 둘러싼 입장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망 사용료 의무화에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산업에 끼칠 영향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추진해 왔던 사안"이라면서도 "하지만 국회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한편, 과방위는 오는 21일 열리는 방통위 종합감사에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와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 레지날드 숌톤슨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대표를 일반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