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2.1 달러'수요 부진 영향 더 커… OPEC+ 실질 감산 효과 하루 105만 수준OSP는 5.8 달러, 정유업계 실질 이익 더 떨어져
  •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연합뉴스
    정제마진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이다. 정유업계에선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 달러로 본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1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셋째 주에 올해 최저치인 0 달러를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소폭 반등했으나 다시 떨어진 것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정례회의에서 올 11월~12월 생산한도를 기존보다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유가 하락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OPEC+의 감산 조치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OPEC+의 9월 산유량은 같은 달 생산한도 조차 하루 350만배럴 미달했다. 러시아만 하더라도 9월 산유량은 생산한도 대비 하루 130만배럴 미달, 11~12월 생산한도를 적용하더라도 하루 75만배럴 미달할 정도다. 

    그간 증산에 성공했던 사우디, UAE 등 8개국은 감산 효과 볼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감산 효과는 하루 200만배럴이 아닌 105만배럴 수준이다. 당초 기대됐던 걸프3국(사우디, UAE, 쿠 웨이트)의 별도 감산 조치가 부재한 점 감안하면 감산의 실질적 효과는 기대 이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지영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수요둔화 충격을 상쇄한 조치일 뿐, 지난 상반기와 같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며 "계절성(중동 산유 국의 냉방시즌과 미국의 드라이빙시즌)이 종료된 상황에서 둔화된 실제 수급 확인되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공급이 아닌 수요둔화라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 하에서 부동산 경기는 빠르게 악화, 이는 내구재 수요에 악재"라며 "내구재 수요둔화는 다시 석유의 2대 소비처인 운송 수요의 위축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일감이 줄어들면서 트럭 운송업 고용지표는 급감, 이는 디젤유 재고가 후행적으로 쌓여갈 수 있음을 암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원유공식판매가격(OSP)도 정유사의 실제 이익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 국가에 원유를 판매할 때 붙이는 프리미엄이다. OSP가 높아진다는 것은 최종가격이 더 비싸진다는 의미다. 아람코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인도한다.

    현재 OSP는 배럴당 5.85 달러로 2 달러 수준인 정제마진을 뛰어넘는다. 내달 11월도 10월과 같은 배럴당 5.85 달러로 동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물량이 중동에서 오고 있고 OSP가 기름 프리미엄의 주요 지표로 쓰이는 만큼 정유사들에게 있어 OSP가 정제마진보다 높은 건 좋지 않은 지표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래도 9월 9 달러까지 갔던 것과 약간의 상승 예상을 고려하면 다소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진다"며 "OPEC+가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정제마진 또한 낮은 상황에서 OSP가 오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부담은 다소나마 덜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