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나스 2.0’ 상용화로 수주 박차정기선 사장,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레저보트 시장 겨냥 고객 확보 주력
  • ▲ 왕산마리나항에서 지난 7월 레저보트 '아비커스 2호'가 자율운항하고 있다. ⓒ아비커스
    ▲ 왕산마리나항에서 지난 7월 레저보트 '아비커스 2호'가 자율운항하고 있다. ⓒ아비커스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율운항 선박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전념하고 있다. 자율운항은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핵심사업 중 하나로, 그룹의 미래 50년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전문 선박 자회사 아비커스는 이달 말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보트쇼 ‘포트로더데일’에 참가해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대형선박(상선)과 소형선박(레저보트)을 통틀어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하기는 세계 첫 사례다.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 해소, 휴먼에러의 원천 제거를 통한 안전성 제고, 오염물질 저감 등이 가능해 미래 해상 모빌리티의 혁신기술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 12월 자율운항 선박 전문 스타트업 아비커스를 ‘사내벤처 1호’로 설립했다.

    정기선 사장은 신사업 중 하나로 선박 자율운항을 지목하고 그룹 차원에서 아비커스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정 사장은 “세계 1위 조선사에서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미래개척자로 거듭나겠다”며 자율운항, 수소, 로봇 등을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아비커스는 창립 2년 만에 대내외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12인승 크루즈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을 해낸 데 이어 지난 6월 대형선박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이에 대한 증명서(SOF)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자율운항 선박기술에 부여된 세계 최초의 증명서로 의미가 깊다.

    자율운항 기술 또한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 선박 시스템을 ▲선원 의사결정 지원(레벨1) ▲선원 승선 원격제어(레벨2) ▲선원 미승선(혹은 최소인원 승선) 원격제어와 기관 자동화(레벨3) ▲완전 무인 자율운항(레벨4)로 규정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레벨1에 해당하는 항해지원시스템 ‘하이나스(HiNAS) 1.0’과 접안지원시스템 ‘하이바스(HiBAS) 1.0’ 등 자율운항 기술을 상용화해 페리·컨테이너선·유조선 등 상선용 솔루션 210건을 수주했다.

    레벨2에 해당하는 자율항해시스템 ‘하이나스 2.0’도 하반기 들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아비커스는 지난 8월 SK해운, 장금상선과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2.0’의 수주계약을 체결, 내년 8월부터 컨테이너선·LNG선 등 건조 중인 23척의 대형선박에 순차적으로 탑재된다.

    ‘하이나스 2.0’은 최적의 경로와 항해속도를 생성하고,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충돌회피 등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해 준다. ‘하이나스 2.0’은 지난달 미국 ABS로부터 한국조선해양의 플랫폼, 기관, 안전 시스템 부문과 함께 자율항해시스템 분야에서 기본인증(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율항해시스템뿐만 아니라 기관, 안전, 플랫폼 분야를 포괄하는 것으로 완전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국제해사기구의 자율운항선박 관련 규정 마련에 앞서 제품화 및 실증을 완료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미국 ABS와 선박 자율운항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선박 자율운항기술의 단계별 기본인증 및 실증테스트 추진 등 자율운항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