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입금/EBITDA '4.2배'하향 트리거 터치업황 부진 지속… 재무부담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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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베스틸지주의 신용등급 책정 근거로 쓰이는 재무안정성 지표가 올 들어 하향 변동요인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산업 부진에 따라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힘든 상황으로, 신용도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의 3월 말 기준 ‘순차입금/에비타(EBITAD·상각전 영업이익)’는 4.2배를 기록 중이다. 순차입금/에비타는 차입금이 현금창출력의 몇 배에 해당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차입금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순차입금/에비타 3.5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2.7배였던 순차입금/에비타 지표가 올 들어 악화하며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방아쇠)를 터치한 것으로, 이 상태가 지속될 시 신용도 하락이 예상된다.

    올 들어 차입금 규모는 유지된 반면 현금창출력이 둔화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아베스틸지주의 3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8079억원으로 작년 말 807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1분기 에비타는 2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716억원 대비 70.3% 급감했다. 에비타는 세금,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뜻하는 것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세아홀딩스 산하의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그룹에서 특수강 제품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중간지주사다. 올 1분기 매출은 9531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70.3%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71.7% 하락한 1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철강 전방산업 부진으로 판가가 하락하며 주요 자회사인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의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봉강의 내수 판매가격은 kg당 지난해 1323원에서 올 1분기 1247원, 수출 가격은 1581원에서 1358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신용평가사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실적이 단기간 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지역 긴장 확대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글로벌 금융 리스크, 주요국 수요산업 회복 지연으로 중·단기간 전방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러한 가운데 회사의 미국 특수합금 시장 진출 등 신사업 추진과 설비투자(Capex) 증대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예정으로 재무 부담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기평은 세아베스틸지주의 순차입금/에비타가 내년까지 하향 트리거 근처인 3.2배 내외 수준에서 아슬하게 위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세아베스틸지주의 신용등급과 전망은 ‘A+(안정적)’이다. 통상 신용등급이 1개 노치(notch) 떨어지면 금리는 20bp 상승한다고 전해지므로 신용도를 지켜내고, 이자 부담을 관리해야 하는 점이 과제로 지목된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올 1분기 이자비용을 포함한 금융비용은 지난해 동기 75억원보다 증가한 8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