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측 "피비파트너즈 노조, 상호 협력·견제하는 사이""매년 10여차례 넘는 단체 교섭으로 근로자 권익 향상"'어용노조' 단어를 두고도 檢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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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허영인 SPC 회장 측이 “검찰 측 공소사실은 기본 전제부터 잘못된 사실관계에 기반하고 있다”며 공소 사실을 반박했다.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조승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 등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이날 허영인 SPC 회장의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 내용과 관련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인 피비파트너즈 노조가 ‘어용노조’가 아님을 반박했다.변호인은 “공소사실에는 피비파트너즈 전무가 2017년 노조를 설립했기 때문에 어용 노조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당시 해당 인원은 파리크라상 임원이 아니었으며, 협력사 대표였다”고 말했다.이어 “노조 설립자 역시 직접고용을 반대해왔으며, 이후 피비노조는 헌법에 부합하게 자율적으로 사측과 교섭하고 협약을 맺었다”면서 “양 측은 협력하고 때로는 견제하면서 근로자 권익을 실질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변호인 측은 이에 대한 근거로 2022년 11월 피비노조 위원장의 반발을 들었다. 당시 피비파트너스가 파리바게뜨 지회와 노사협약을 체결하려 하자 교섭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했으며, 실제로 협약이 체결하자 효력정지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피비노조의 과거 단체교섭도 근거로 들었다. 2019년 11.5%, 2020년 7%, 2021년 11% 등 근로자들의 기본급이 인상됐으며, 각 해마다 10여차례가 넘는 사측과 노조의 단체교섭 끝에 만들어낸 합의라는 설명이다.공소사실에 기재된 ‘파리크라상이 기존 노조인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이하 화섬노조)의 교섭을 지속적으로 거절해왔다’는 것도 교묘히 실체를 빗겨갔다고 지적했다.변호인은 “이미 피비노조가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으로 조직된 대표 노조였기 때문에 단체 교섭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200여명에 불과한)화섬노조는 노동법상 단체교섭의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사측이 피비노조의 조합원 모집과 언론·국회 대응 등 운영 전반에 개입했다’는 개별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동의 이익증진을 위한 노사 협력을,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부당 지배·개입의 개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변호인은 “화섬노조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있었는가가 쟁점이지 피비노조에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공소사실에 기재된 화섬노조원들에 대한 승진차별 등 인사상 불이익도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한 자세한 조사결과도 없음에도 이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정성평가 30%, 업적평가 70%인 승진 인사 시스템에서 문제로 불거진 부분은 정성평가다. 정성평가는 근무태도, 회사 정책 실행력, 성장 가능성, 솔선 수범 같은 부분을 판단하는 지표다.변호인은 “정성평가의 경우 각 사업부장들이 승진평가기준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한다”면서 “안타깝게도 화섬노조 노조원들은 불법시위와 비선호지역 근무 거부, 근무태도 불성실 등으로 정성평가 점수가 낮았다”고 말했다.이어 “서울동부, 서울서부, 서울남부, 서울북부, 부산경남, 대전충정사업부의 경우 (검찰 측이) 기소했지만, 각 노조 승진비율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대구경북, 광주전라 사업부는 공소사실에서 제외했다”면서 “조직적으로 화섬노조에 인사 불이익을 줬다면 이러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날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는 ‘어용노조’라는 단어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변호인 측은 “공소장에 ‘사실상 어용노조’라고 적시되어 있는데 대상이 피비노조 자체인지 집행부인지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이에 검찰은 “‘어용노조’라는 단어가 법률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고려해 ‘사실상’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라면서 “피비노조 위원장의 명의로 인터뷰가 나갔고 위원장이 주도했으며 노조원들이 이를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노조 전체가) 사실상 어용노조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또 검찰이 예로 든 ‘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과는 시작부터 다르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변호인은 “에버랜드의 경우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어용노조를 만들어 또 다른 노조를 만드는 것을 원천 봉쇄한 것으로 이 사안과는 출발부터 다르다”면서 “똑같은 행위에 대해 똑같이 평가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자칫 오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변론 과정에서 에버랜드 사건과는 다르다는 점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