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삼성중, 한화오션 신용등급 줄상향빅3 모두 흑전 가능… 고부가 수주 호조수주~인도 자금계획수립에 청신호
  • ▲ 삼성중공입 거제조선소ⓒ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입 거제조선소ⓒ삼성중공업
    10여년 만에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가 탄탄한 실적을 토대로 신용등급이 줄상향되고 있다. 1척당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사업인 만큼 신용 향상은 재무구조를 견조하게 만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삼성중공업의 기업신용등급(ICR)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기평은 양호한 선박 수주를 통한 수주잔고가 양적·질적으로 개선된 점을 조정 이유로 들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1분기 말 기준 33조2000억원이다.

    지난달에는 한화오션의 신용등급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두 회사 모두 기확보된 고가 잔고의 건조 증가로 매출이 성장하고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올해 초 밀려드는 수주 문의와는 달리 최근에는 선박 발주량이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180만CGT(62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이 중 한국은 17만CGT(2척)을 따냈고, 중국은 154만CGT(54척)을 수주했다.

    수주량만 보면 중국이 압도적인 영업력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선박 수주 규모는 선종 및 선형 난이도에 따라 표준선환산톤수(CGT)로 산출하는데 한국이 수주한 척당 CGT는 8.5만CGT로 중국(2.9만CGT)의 2.9배 수준이다.

    다시 말해 한국이 수주한 선박이 높은 건조기술을 요구하는 비싼 상품이란 얘기다. 국내 조선사들은 오랜 저가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박만 골라 주문받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선박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는 작년 5월(170.1) 대비 10% 상승한 186.42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어 수주량이 줄더라도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신용등급 상향과 고가 선박 선별 수주로 영업이익이 쌓이면서 조선3사의 재무구조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말 자산총계는 16조3598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 성장했고, 한화오션은 6.8% 증가했다. 현대중공업도 1.7% 늘었다. 자금줄에 숨통이 트인 결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저가 수주된 물량을 털어내고 고부가가치 선박이 도크를 채우기 시작했다"며 "탄탄한 재무구조는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비싼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