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울산 산단 입주 석유화학 기업들 정기보수 기간 늘려수요 감소에 원재료 가격 가중 부담… 손익분기점 못 미쳐3Q 실적 악화… 4Q 전망도 '우울'
  • ▲ 여수석유화학단지. ⓒ뉴데일리DB
    ▲ 여수석유화학단지. ⓒ뉴데일리DB
    고유가와 경기침체 속에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장 셧다운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지고 있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울산 고무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셧다운 기간을 기존 25일에서 32일로 늘렸다.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울산공장 메타자일렌과 파라자일렌 생산라인 2개를 멈췄다. 

    LG화학은 지난 9월 전남 여수의 NCC(나프타분해설비) 정기보수 기간을 약 60일까지 늘렸다. 12월 초까지다. 대한유화도 지난 9월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52일간 정기보수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통상 NCC 보수 기간은 40일로 3~4년에 한번씩 진행된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의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란 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에틸렌 핵심 수익 지표다. 손익분기점은 통상 t당 300달러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분기 평균 t당 226달러, 2분기 288달러, 3분기 184달러를 나타냈다.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이란 복합 위기로 인한 수요 부진도 문제다. 국내 업체들은 나프타의 약 60%를 수입에 의존한다. 원재료 가격이 올랐음에도 수요가 줄어 최종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인한 주요 제품 스프레드 축소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다운턴(하강 전환) 때 늘 취하는 스탠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기 불황은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53억원)보다 60% 가량 줄었다.

    LG화학은 첨단소재 호황에 호실적을 거뒀지만,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이 9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69억원)보다 91% 대폭 줄었다. 한화솔루션도 3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다.

    석유화학 시황이 당분간 계속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올해 수요둔화, 공급과잉, 원가상승의 삼중고에 직면했다"며 "전방산업 회복 지연으로 2023년에도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 측은 "최근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원료가격도 안정화되고 있어서 시황의 추가 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4분기 저점으로 이후에 석유화학 시장이 바닥을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