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원 호출료 지불, 밀집지역 승차난 여전목적지 미표시·강제 배차, 정책 ‘회피’ 움직임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제기도
  • ▲ ⓒ카카오 T 앱 화면 캡처
    ▲ ⓒ카카오 T 앱 화면 캡처
    심야 택시 대란을 해소하고자 정부 주도로 카카오 택시 심야 호출료를 적용했지만, 현장에서는 기사와 시민 모두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심야 호출료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3시 시간대 최대 5000원까지 호출 수수료를 받는 제도다. 반반택시, 타다와 티머니 등 일부 택시 서비스는 이미 시행 중인 가운데 카카오는 3일부터 적용됐다. 카카오 T 블루는 최대 5000원, 일반 가맹 택시는 최대 4000원을 부과한다.

    카카오T 앱 택시 호출 화면에서 해당 시간대 ‘부스터 호출’이 표기된다. 호출료는 지역과 시간대별로 수요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며, 이용자는 호출료 지불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강제 배차 혹은 목적지 미표기 배차를 적용하고 수수료의 80-90%를 기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강남역 부근에서 10시 이후 카카오 T 앱을 켜고 부스터 호출을 적용하자 4000원이 책정됐다. 주요 상권이 아닐 경우 부스터 호출료가 500원 또는 미적용됐던 것과 비교된다.

    호출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고서는 10분 넘게 배차를 시도해도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부스터 호출을 체크해도 배차가 되지 않는 건 다르지 않았다. 카카오 T 블루 가맹 택시로 호출하자 10여분 간 시도 끝에 택시가 잡혔지만, 취소 후 다시 시도했을 때 배차가 안 됐다.

    카카오 일반 가맹 택시기사는 T 블루 택시에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택시기사 A씨는 “심야 시간에 강남역 주변을 배회했지만 콜 자체가 뜨지 않고, (심야 호출료를 적용한)목적지 안 뜨는 콜도 구경을 못했다”며 “플랫폼에서 콜 수수료를 많이 받는 가맹 택시에 우선 배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적지 미표시 콜을 받지 않고, 장거리 손님을 골라태우기 위한 꼼수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A씨는 “11시부터 빈 차가 많은데 손님들은 차가 없다고 한다”며 “불 꺼놓고 상권 밀집지역 골목에서 기다리는 택시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강남역 부근에서 택시를 잡으려던 B씨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호출료 인상을 적용해도 택시가 잡히지 않는 건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심야 시간 택시 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효과는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호출료 인상은 심야 시간대 기사 유입에 충분한 유인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시기사 C씨는 “야간에 할증이 적용되고 호출료가 올랐다고 기사들이 야간에 운행하지 않는다”며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일뿐더러, 술 취한 승객들을 상대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C씨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출 수수료로 1300원을 받았다”며 “강제 휴무제를 해제해도 분위기가 바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