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매출 8조7천억… 전년比 1.7% 감소TV 생산 17% 감소 1659만대… OLED 역성장 전망4분기도 경기침체 리스크 지속… "경쟁도 심화"
  • ▲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LG전자
    ▲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LG전자
    LG전자의 유럽 지역 매출이 7년 만에 역성장했다. 올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지역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까지 유럽 지역 매출 8조7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LG전자의 유럽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TV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북미와 더불어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유럽 지역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TV의 부진이 유럽 매출 감소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LG전자는 지난달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TV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유로화 절하,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 이슈로 8월까지 수량 기준 7%가량 역신장했다"고 밝혔다.

    실제 올 3분기까지 LG전자의 TV 생산실적은 1659만대로, 전년 동기 1999만대 대비 17% 줄었다. TV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인 OLED TV도 올해 처음으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LG전자의 TV 출하량이 25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는 LCD TV 비중을 줄이고 OLED로 전환하는 중인데,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OLED 사업도 영향을 받으면서 목표량 달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옴디아 측은 "LG전자는 과거 4000만대 수준의 물량을 보였지만 2016년부터 OLED TV가 자리를 잡으면서 LCD보다는 OLED 대중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OLED TV가 약세를 보이면서 2400만대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TV 부진으로 HE 부문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글로벌 TV 수요 감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지속에 따른 유럽 내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며 "매출 감소 및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자원 투입 증가로 손익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TV의 평균 판매가격도 지난해는 전년 대비 26.4% 상승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1% 하락했다.  

    LG전자는 4분기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에너지 공급 불안정 등 경기침체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내 경쟁 역시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는 최소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LG전자는 최대 OLED TV 시장인 유럽의 부진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