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같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재용 회장 등 삼성家 30분 가량 머문 뒤 자리 떠나CJ-신세계-한솔 등 범삼성 계열 별도 방문
  • 고(故)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렸다.

    호암 추도식은 범 삼성가의 공동행사로, 20년간 이어져 오다 삼성과 CJ의 분쟁 이후 따로 치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시간대도 다르게 해서 진행하고 있다. 

    추도식은 예년과 같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삼성 일가는 오전 10시경 검은색 벤 차량을 타고 호암미술관 입구로 들어섰다. 이후 약 30분 가량 머문 뒤 10시 30분경 자리를 떠났다. 삼성 사장단은 별도로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오전 9시 30분경엔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아들 이선호 CJ 제일제당 경영리더, 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와 함께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은 매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가족 제사는 호암재단 주관인 추모식과 별도로 CJ그룹이 주관해왔다. 

    이와 함께 신세계와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들도 이날 오후 선영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은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설립한 뒤 사업영역을 넓히며 1969년 삼성전자를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10년 2월 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초석을 마련했다.

    호암은 1930년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귀국 후 일제 강점기 시대에 민족경제 육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무역업을 통한 사업보국의 뜻을 펼치기 위해 1938년 3월 대구에서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삼성상회의 성공에 힘입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을 세워 수입대체산업을 육성했다. 1960년대에는 비료, 전자, 유통, 의료, 섬유, 국토개발산업에 뛰어들고 1970년대에는 수출증대와 함께 중화학 공업과 방위산업을 진행했다. 

    1980년대에는 전자, 항공, 정밀, 화학 등 기술산업을 육성해 대한민국 경제 근대화를 주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의 업적을 기려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삼성그룹 특유의 '신상필벌' 원칙도 호암에서부터 비롯됐다. 호암은 작은 공도 상 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신 작은 잘못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