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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강의 IT썰풀이] 물 건너간 '찐 5G', 정부 책임 인정해야

과기정통부, KT·LGU+ 대상 5G 28㎓ 주파수 회수 결정미흡한 투자 속 28㎓ 기지국 지지부진… '할당 취소' 초유의 강수실정과 동떨어진 정책 원인 제공, 5G '홍보만 급급' 지적 잇따라

입력 2022-11-21 08:53 | 수정 2022-11-21 11:51
정부가 국내 이동통신3사에게 할당했던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28㎓ 대역을 일부 취소 통보했다. 이통3사의 미흡한 망구축 투자에만 화살을 돌린 채 책임 소재 회피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초고주파인 28㎓ 대역은 기존 LTE보다 속도가 20배가량 빠른 최대 20Gbps의 네트워크 속도를 지원해 '진짜 5G'로 불린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등 새로운 서비스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히 5G 품질 논란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이통3사에게 28㎓ 대역을 할당하면서 조건을 걸었다. 기지국 의무 수량 대비 구축 수량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할당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통3사는 2021년 말까지 28㎓ 기지국을 총 4만 5000개 구축하겠다고 정부에 약속했다. 하지만 이통3사는 올해 4월 말 기준 구축한 28㎓ 기지국은 5059개(의무이행률 11.2%)로, 주파수 취소 기준인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그쳤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가 국가 핵심 인프라인 통신망을 활용해 기업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투자에 미흡하다는 점을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근 수행한 이행 결과 점검 결과를 토대로 28㎓ 대역 점수가 30점 미만인 LG유플러스(28.9점), KT(27.3점)에 할당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통3사가 탈통신에 매진한 나머지 본업인 5G 투자에 소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도 4년 전 5G 상용화 당시 소비자에게 20배 빠른 28㎓ 대역의 대국민 5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28㎓ 대역을 기업용(B2B)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기대와 달리 이통3사는 마땅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데다 투자 효율성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는 지지부진해졌다. 28㎓ 대역은 장애물을 피해가는 성질이 낮아 커버리지 확보에 불리하고 관련 장비, 단말, 서비스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 역시 28㎓ 대역이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렵고, 막대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이통3사에게 투자를 늘릴 것을 강요하기 이전에 실정과 동떨어진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28㎓ 사용 가능 장소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지해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추세다. 

또한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의 28㎓ 대역 구축이 더딘 원인을 일찌감치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제제로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5G 성과주의에 입각해 전국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를 3.5㎓ 대역 중심으로 진행해 온 것도 논란거리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이통3사와 함께 28㎓ 대역을 활용한 서울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상용화를 떠들썩하게 홍보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취소 처분으로 KT와 LG유플러스의 5·6·7호선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책 혼선으로 갈 곳을 잃은 28㎓ 서비스의 모든 책임을 정녕 이통3사에게만 돌릴 것인가.
신희강 기자 kpen84@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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