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의료’ 논란 초음파·MRI부터 손질… 제한적 급여기준 설정건강보험 건정성 확보에 집중… 불필요한 보장보단 필수의료로 전환과다 외래이용자 본인부담 상향·외국인 피부양자 자격조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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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보건의료정책의 큰 틀의 바뀐다. 기존에는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 제도권 내 편입시키는 보장성 강화를 표방한 문재인케어가 핵심이었다면 이제 필수의료 중심의 개편이 추진된다.

    보장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곧 국민들의 의료혜택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였지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재의 대한민국 구조에서 재정 건정성을 담보하지 못했고 과잉 의료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문재인 케어의 사실상 폐기 선언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기존의 혜택을 당장 없애는 조치는 발동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불필요한 과잉 의료 항목을 견제하는 형태로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때문에 올해는 건강보험 재정 투입의 규모를 늘리기보단 필요한 곳에 쓰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재정을 아끼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오는 2025년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노인 의료비 지출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문케어 폐기와 동시에 재정과 관련 견고한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보건행정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 초음파·MRI 타깃… 제한적 보장·급여기준 재설정

    지난 수년간 초음파와 MRI 급여화가 문케어의 핵심 안건이었다면 올해부터는 해당 항목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는 문제를 푸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됐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일률적인 급여화로 뇌‧뇌혈관 MRI 등 일부 항목을 중심으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검사가 시행되는 등 과잉 의료이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용이 의심되는 항목은 급여기준을 명확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근골격계 초음파·MRI는 제도권 진입이 추진 중인 항목이었으나, 의료적 필요도와 이용량 등을 분석해 필수항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로 우회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의료쇼핑하듯이 과잉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적정수준으로 제어해야 한다”며 “정말 필수적이고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 제대로 의료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초음파·MRI 등 의료과잉으로 몰리는 항목을 모니터링하면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의료적 필요도 기반 급여기준‧항목 재점검 ▲공정한 자격‧부과제도 운영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 ▲불법행위 엄단 및 비급여 관리 혁신 등이다.

    일례로 건강보험 과다 의료이용 개선을 위해 1년간 외래 의료이용횟수 365회 초과자 등 이용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증질환 등 불가피한 예외 사례에 대한 논의도 병행할 계획이다.

    건강보험 자격제도와 기준은 공정하게 정비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피부양자와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영주권자가 지역가입자로 입국한 경우 6개월이 경과한 시점부터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가져오는 과잉 비급여 의료행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백내장 다초점렌즈 △도수치료 △하이푸시술 △맘모톰절제술 △비밸브재건술 △갑상선고주파절제술 △오다리교정술 △비급여약제(영양제 등) △재판매가능치료재료(제로이드MD 등) △하지정맥류수술 등이다. 

    이들 항목은 비급여 규모가 크거나 증가세가 빨라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연계를 강화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와 금융위가 협업해 관련 업무를 추진한다.
  •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 개편방안. ⓒ보건복지부
    ▲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 개편방안. ⓒ보건복지부
    ◆ 중증·응급·분만·소아진료 강화책 발동 

    보장성 강화의 그늘에 갇혀 미흡했던 필수의료는 강화한다. 생과 사의 영역에 있는 중증·응급·분만·소아진료 분야의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선 권역응급의료센터(40개소)는 수술, 시술 등 최종치료 역량을 갖추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전면 개편한다.

    응급처치‧검사 등 응급실 진료 이후, 심뇌혈관질환‧중증 외상 등 최종치료로 연계될 수 있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을 개선하며, 타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고 수술 등 최종적인 치료까지 받도록 치료기능을 높일 예정이다.

    권역심뇌혈관센터(14개소)도 기존의 예방․재활 중심에서 고난도 수술 등 전문치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한다. 

    현재의 시설과 인력 기준 외에도 수술 등 치료 가능 여부를 지정기준으로 추가해 실제 치료 수요와 의료자원 등의 분포를 반영하여 진료권에 따라 재지정한다.

    특히 야간․휴일 당직, 장시간 대기 등 의료인력의 업무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가 가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분만 및 소아 진료도 확충도 이뤄진다.  

    현재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를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로 개편해 중증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치료를 연계해 지역 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춘다. 

    소아암 진료체계도 지역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한다.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을 신규로 지정(5개소)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치료와 회복을 위한 협력 진료를 활성화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전체 시군구에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취약지역수가’로 지급하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보상과 관련된 산과의 부담을 고려해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인적‧안전 정책수가’로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신‧증설로 지방 의료수요 및 인력의 쏠림이 심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병상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병상을 관리할 방침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지출개혁으로 절감된 재원은 필수의료와 같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겠다”며 “건강보험 재정건전성과 필수의료 기반을 반등시키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