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상반기까지 지속…연구기관들 집값하락 전망민영아파트 25.8만가구 공급 전년比 38%↓…9년만 최저하반기 집값하락세 둔화…4월기점 기준금리 정점 찍을듯서울인접 수도권부터 보합세·강보합세 전환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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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악의 부동산시장 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올해에도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가격고점 인식이 강해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 하락과 수요감소로 인한 역전세난이 심화한 임대차시장은 전세의 월세화 가속과 이에 따른 월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적 집값하락세가 예측된다. 주택·부동산 연구기관들도 일제히 주택시장 침체를 점치는 분위기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가격 변동률을 -2.5%로 전망했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3~4%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8.5%, 수도권 아파트는 13.0%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부동산시장 침체 주원인으로는 고금리 등 대내외적 거시경제 상황이 꼽힌다. 현재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하나가 미국 기준금리 상한조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따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런 현상이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금리인상 같은 외부변수를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정책지원만으로는 상쇄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주택공급 상황도 밝지만 않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계획물량은 25만8003가구로 작년 물량인 41만6162가구 대비 38%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20만5327가구 이후 9년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가격고점 인식과 금리인상, 경기둔화 등 영향으로 매수세 회복이 쉽지 않아 부동산시장 약세경향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시장위험이 심화됐고 수요의 급격한 위축에 미분양과 공급여건마저 악화돼 주택시장 경착륙 위험이 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할 것으로 보여 주택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집값낙폭이 줄고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집값이 L자형 횡보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구체적으로 오는 4월을 기점으로 미국과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세제완화 조치가 시행돼 집값하락폭이 둔화될 것이란 의견이다. 이 경우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집값이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임대차시장은 작년과 같은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되고 전셋값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3~4%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올해 전국 주택 전셋값의 4.0% 하락을 점쳤다.특히 올해 입주물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은 임대차시장 뇌관이 될 수 있다. 통상 입주물량이 늘면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인다. 직방 조사결과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413개단지 30만2075가구로 작년의 25만6595가구보다 18%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상황에서 매매거래 침체로 전세전환된 매물이 늘면 전셋값이 더욱 떨어지게 되고 임대차기간이 만료돼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폭으로 내려 역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정부가 올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실거주의무 완화, 생활안정 및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라 역전세 우려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전세대출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월세수요가 늘고 월셋값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월세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이미 부동산시장에선 월세 선호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 광장 통계결과 작년 12월기준 서울아파트 월세거래량은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거래량(20만8315건)의 41.7%를 차지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매매와 전세 모두 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둔화와 주택시장 냉각의 여파로 자기자본 비율이 낮은 수요층보다는 현금보유량이 많거나 대출여력이 있는 여유계층의 알짜지역 경매·급매물 거래가 늘 것"이라며 "반대로 신규 입주물량이 몰리거나 입지의 한계가 있는 지역은 수요가 늘지 않는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