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단지 비거주 소유주 비중↑…세제 강화시 수익성 축소 불가피집값 약세·사업 보이콧 주민여론 확산 '풍선효과'…동력 약화 전망범여권 소득세법 개정안 반대의견 85%…매물 출회 효과도 물음표
  •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가 공론화된 가운데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재건축) 추진 단지 등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거주 소유주 비중이 높은 재건축 단지 특성상 장기특공 폐지가 기대수익 저하와 사업 지연으로 직결된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세제 강화로 비거주 1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재건축 지연으로 되려 공급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추진 단지 소유주들 사이에서 장특공제 폐지가 사업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재건축 추진단지 경우 노후화 문제로 실거주보다 투자 목적의 비거주 소유주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세제 강화가 사업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재건축은 조합 설립부터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준공까지 경우 적어도 10~15년이 소요된다. 중간에 조합장 해임이나 집행부 및 시공사 교체 등을 겪을 경우 사업 기간이 무기한 연장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비거주 소유주에 대한 세금 혜택까지 축소될 경우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큰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세제 혜택 축소에 따른 투자자와 비거주 소유주의 이탈은 해당 재건축 추진 단지의 가격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없게 되고 그에 따른 사업성 저하와 재건축 관련 주민 반대여론 확산, 시공사 선정 난항 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온라인 여론도 시끄럽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에서 한 네티즌은 "장특공제 폐지하면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분담금 폭탄에 매도하고 나가야 하는 소유주들은 탈출구가 막혀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사람이 죽거나 건물이 붕괴하는 수준이 아니고서는 정부가 재건축을 방해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특공제란 집을 장기간 보유 및 거주한 1주택자의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매매가격이 12억원 이하이면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이를 초과할 경우 구간에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한다.

    예를 들어 1주택자가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 중인 경우 40%씩 최대 80%의 장특공제를 적용받게 된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이번 장특공제 논란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이 지난 9일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개정안은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1인당 평생 2억원 한도까지 공제해주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발의되자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에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는 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야당에서도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대해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깍아 주느냐"며 "부동산 투기를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양도세를 깍아주라고 주장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특공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 매물 동결 같은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에 대한 찬반 의견 비중을 보면 20일 오전 기준 국회입법예고시스템에 등록된 해당 법안 관련 의견 1만9348건 가운데 반대의견이 1만6604건(84.5%)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다.

    서초구 한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폐지는 기존에 제기돼 온 임대차 매물 감소, 은퇴 고령층 주거 불안 외에도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세제 강화로 1주택자 매물이 일부 풀리긴 하겠지만 정비사업 지연으로 인한 도심 공급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