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렌드 반영, 광고산업 영역 확대 및 광고 개념 재정의 필요성 발표"새로운 시장 환경 반영해 광고 재정의하고, 정확한 광고 산업 영역·범위 파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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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의미의 광고(advertising)가 가진 개념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과 최신 기술의 결합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새로운 광고 산업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한국광고총연합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는 지난 10일 오후 4시, 한국광고문화회관 2층 대회의장에서 '광고산업 재정의 연구 발표회'를 공동으로 열고 디지털 시대 광고 개념의 재정의 필요성과 광고산업의 확대 가능성에 대한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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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회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발표회에 앞서 "디지털 기술로 인해 한국 광고 시장의 위상이 높아졌고 국경을 초월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그러나 한편으론 글로벌 플랫폼과 미디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발표회를 시작으로 광고 산업의 유형과 영역의 확장 범위를 재정의한다면 현재 18조원대 규모인 광고 산업은 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다. 광고 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의 영향력도 크다"며 "K광고가 전세계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광고 유형을 아우르고, 광고 산업의 진흥을 위해 업계와 학계, 정부가 나서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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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주제 발표자로 나선 코바코의 권예지 미디어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광고의 새로운 영역 고찰'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권예지 연구위원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라이브 커머스, 메타버스 광고 등 새로운 영역이 광고 등장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영향으로 광고 산업이 변모하고, 다양한 (광고) 행위자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의 업무가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광고 가치사슬 설명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권 위원은 "2022년 방송통신광고비조사에 따르면 2021년 총광고비는 15조5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통적인 광고 시장의 규모일 뿐,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라이브 커머스 등 디지털 시대의 광고 산업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숨겨진 영역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한 광고 산업 분류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광고 산업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이 시장에 어떠한 이해관계자들이 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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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광고산업 가치사슬에 포함시켜야 할 새로운 영역은 무엇인가?'에 대한 제 2 주제 발표에 나섰다.신원수 부회장은 "인쇄 시대와 전파 시대를 거쳐 정보의 양방향화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했다"며 "그 과정에서 미디어는 정보, 상품, 행동을 매개로 기업과 소비자의 접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곳이 모두 미디어인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이어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과거에는 100억원을 1개 브랜드에 집행했다면, 지금은 100명의 담당자가 각 1억원씩 광고를 집행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또한 과거엔 정형화된 1개의 광고를 집행한 뒤 노출이나 인지에 대한 관리만 했다면, 이제는 광고 집행 후 발생하는 소비자 반응에 따른 마케팅이 파생되는 등 그야말로 무한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됐다"며 "광고 노출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 집행과 분석이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끝으로 그는 "디지털 광고 프로세스는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광고주의 압박이 심해지고 광고업무 영역 또한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콘텐츠 그룹(크리에이티브, 데이터)과 서비스 그룹(기획, 분석), 인프라 그룹(설비, 개발) 모두를 광고 산업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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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에 이어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이현정 제일기획 미디어본부 팀장은 "국내 광고 산업 통계를 살펴보면, 각 기관별로 다르지만 국내 광고 산업 시장 규모는 15조~18조원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매체의 매출액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광고 시장 규모일 뿐, 새롭게 등장한 광고 영역은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매체들의 매출 규모와 라이브 커머스,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 OTT, 디지털 사이니지 등 기존 광고 산업 통계 영역에 넣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 다이렉트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BTL 등 점차 커져가는 광고 시장도 모두 통계에 포함돼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광고 산업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광고 산업의 영역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끝으로 그는 "현재 한국의 GDP 대비 광고 산업 비중은 0.7% 수준"이라며 "현재 놓치고 있는 광고 산업의 영역들을 파악하고, 조사 가능한 영역들을 최대한 광고 산업 범위 안에 포함시킨다면 GDP 대비 광고 산업 비중을 미국, 일본, 영국, 벨기에 수준인 1~2%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재형 피알원 대표는 "전통적인 광고(advertising)는 너무 작은 개념이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 광고의 개념을 잘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광고와 관련한 새로운 용어들이 계속해서 등장함에 따라 개념이 정확치 않고 분류 체계 또한 혼란스러운 상태다. 이를 일반화하고 개념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국내 광고 산업이 20조원에 육박하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에이전시가 아닌 구글, 애플과 같은 독과점 플랫폼 회사들이 가져가는 구조"라며 "국내 광고 산업 종사자들의 파이가 점점 작아지는 가운데, 시장 배타성이 강한 독과점 글로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법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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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광고의 정의를 확대하고 통계적 지표를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 이를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전략적 고민도 필요하다"며 "디지털 광고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일 새로운 광고 용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개념적 정의나 용어 사전도 없을뿐더러 참고 서적조차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산업을 지원해 줄 체계나 R&D 기관도 전무하다"며 "조속히 광고 진흥법이 진행돼서 국내 광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을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우리가 칸 광고제로 알고 있는 칸 라이언즈(Cannes Lions)는 광고제라는 이름을 떼고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로 바뀌었으며, WPP와 같은 글로벌 광고회사들도 더 이상 스스로를 광고 회사라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급변하는 광고 시장을 겪으며 해외에선 이 시기를 흥미롭다(exciting)고 얘기하고 우리는 어렵다(difficult)고 얘기한다. 우리가 광고라는 용어에 함몰 돼 가능성이나 잠재력을 보지 못한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전했다.성민정 교수는 "물론 광고 관련 정책과 제도 등의 측면에서 그 개념을 규정하고 정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과거의 광고라는 틀에 맞춰 현재의 광고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오히려 소비자들은 그들을 설득하려는 모든 요소를 광고로 보고 있다. 누가 어떻게 광고하는지에 대해선 상관하지 않는다. 전통적 광고와 현재의 광고 간 괴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생산적인 접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광고 시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정의를 얘기하기보다는, 더 큰 범위에서 광고의 넥스트레벨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광고산업 재정의에 대한 연구'는 지난해 광고총연합회와 KOBACO가 공동 추진해 온 프로젝트로, 미디어 진화로 광고 유형과 범위 또한 확장됨에 따라 전통적인 광고 정의로만으로는 광고를 포괄할 수 없는 환경이 도래했다고 판단, 광고산업을 재정의하고 영역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에 따라 진행됐다. 광고총연합회와 KOBACO는 학계·업계 전문가들로 광고산업 재정의 연구 TF를 구성했으며, 5회에 걸쳐 주제별 발표와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번 발표회는 그간의 연구 및 논의 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