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브리프 선정, 브랜드·광고·마케팅 올해의 인기 뉴스 10경제 불황에 직격탄 맞은 국내 광고대행사, 위기론 대두한강 작가,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 불러 일으켜AI·럭셔리·FOOH(가짜 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 마케팅 업계 최대 화두로
  •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대외적 불확실성, 거기에 계엄과 탄핵 정국 속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다. 그 가운데 시대의 변화와 경제 위기를 버티지 못한 국내 중소규모 독립 광고대행사들은 '성장'보다 '생존'이 최우선 과제로 꼽힐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광고 업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던 2024년.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K-콘텐츠, K-크리에이터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인공지능(AI)과 FOOH(가짜 옥외광고) 등 신기술을 입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를 향한 진일보를 보여줬다.

    31일 브랜드브리프는 2024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브랜드·광고·마케팅 10대 인기 뉴스를 공개한다.

  • ▲ ©이루다크리에이티브
    ▲ ©이루다크리에이티브
    국내 중소형 광고대행사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에 버틸 힘이 충분치 않은 중소규모 대행사들이 속속 무너지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고대행사 이루다크리에이티브는 최근 전직원에게 일방적인 퇴사 통보를 한 뒤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호 이루다크리에이티브 대표는 지난 2일 새벽 2시경 전사 메일을 통해 "11월 30일자로 전직원 퇴사 처리하며, 회사는 파산 신청에 들어간다"고 알리고 회사를 폐업했다. 이후 김 대표는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채 자취를 감췄다.

    이루다크리에이티브에는 약 3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월급과 퇴직금 등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고용노동부에 회사를 신고했으며 소송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갑작스러운 폐업은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에도 금전적 피해를 미쳤다.

    이루다크리에이티브의 갑작스러운 폐업 소식에 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이 광고 산업 깊숙이 침투하면서 체질 개선이나 신규 투자, 인수·합병(M&A) 등에 여력이 없는 중소규모의 광고대행사들이 점점 더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광고 업계에 찬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특히 소규모 대행사들은 대부분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제일기획이나 이노션 같은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들은 공격적인 M&A와 기술 투자 등을 단행하며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이들조차도 줄어드는 광고 물량 탓에 최근에는 단가가 낮은 경쟁 PT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중소규모 대행사들과 경쟁한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소 대행사들의 씁쓸한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도 "도미노 현상처럼 대행사의 위기가 가속화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 ▲ 버거킹의 '밀리언 달러 와퍼 공모전'. ©Burger King
    ▲ 버거킹의 '밀리언 달러 와퍼 공모전'. ©Burger King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Burger King)은 올해 2월 상금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원)를 내 건 '밀리언 달러 와퍼 공모전(The Million Dollar Whopper Contest)'을 열었다. 

    공모전 참가자들은 버거킹 홈페이지 내 별도로 마련된 공모전 사이트에 접속한 뒤, 버거킹이 제공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툴 '길리엄(Grilliam)'에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의 특별 레시피를 입력하면 된다. 고객들은 임의로 3개에서 8개의 토핑을 추가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기발한 레시피를 완성하게 된다. 버거킹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부적절한 와퍼 이미지 생성을 막기 위해, 고객들이 추가하는 토핑을 '먹을 수 있는 재료'로 한정했다.

    버거킹은 '밀리언 달러 와퍼 공모전'에 응모한 고객 중 3명의 결승 진출자를 선발한 뒤, 이들을 버거킹 본사로 초대해 해당 레시피를 메뉴화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완성된 메뉴는 한정 기간 동안 버거킹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최종 우승자에겐 1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했다. 

    버거킹의 '밀리언 달러 와퍼 공모전'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와퍼 이미지를 생성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입소문을 낼 수 있도록 했을뿐만 아니라, '퍼스트 파티 데이터(first-party data, 기업이 고객의 동의를 얻은 후 직접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다. 이 캠페인은 디지털 마케팅·광고 전문기업인 미디어 몽크스(Media.Monks)가 대행했으며, 와퍼 이미지 생성에는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 사용됐다. 

  • ▲ 런던 포일스 서점의 한강 특별 코너 모습. ©주영한국문화원
    ▲ 런던 포일스 서점의 한강 특별 코너 모습. ©주영한국문화원
    "안타깝게도 한강 작가의 책은 모두 품절입니다. 다른 한국 작가들의 책도 정말 좋아요. 추천해 드려도 될까요?"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영향력이 한국 문학에 세계화의 빛을 불어 넣고 있다. 그의 작품이 모두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한강 신드롬'이 전 세계를 강타하자,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 문학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된 후인 지난 10월 12일(현지시간), 런던 최대 규모의 서점인 워터스톤즈(Waterstones) 피카딜리점은 한강 작가의 책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기자가 한 직원에게 한강 작가의 책에 대해 묻자, 그는 품절 소식을 전한 뒤 자신이 재밌게 읽은 책이라며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와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영문판을 자연스럽게 권했다. 

    워터스톤즈 직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모든 책이 금세 매진됐다"며 "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한강의 작품은 런던에서 꾸준히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번역된 그의 책을 모두 읽어봤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 고객들에게 자주 추천하곤 했다"며 "한강 작가에게 관심 있는 고객들에겐 그간 재밌게 읽었던 다른 한국 작가들의 책을 추천하곤 한다"고 했다.

    다른 대형 서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강 작가의 책은 모두 팔려나가 구할 수 없었지만, 서점 직원들은 한결 같이 다른 한국 작가들의 책을 권하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학을 홍보했다. 런던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포일스(Foyles) 채링크로스 본점 직원 마틴(Martin)은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이미 런던 사람들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좋아했다"며 "이번 수상으로 한강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일스는 매년 10월 한국 문화의 달(Korean Culture Month)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능있는 한국 작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K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고 그 위상을 드높일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 코카콜라의 'Recycle Me' 캠페인. ©코카콜라
    ▲ 코카콜라의 'Recycle Me' 캠페인. ©코카콜라
    빨간색 배경의 대형 옥외광고판에 일그러진 브랜드 로고가 무심하게 박혀 있다. 로고가 심하게 일그러져 있어 제대로 읽기는 불가능하지만, 상징적인 강렬한 붉은색과 특유의 서체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를 떠올려 낼 것이다.

    세계 최대 음료 기업인 코카콜라(Coca-Cola)가 'Recycle Me(나를 재활용해주세요)' 캠페인을 통해 찌그러진 코카콜라 캔에서 발견한 브랜드 로고 이미지를 광고 전면에 내세웠다. 138년의 역사를 지닌 코카콜라는 전 세계인이 식별할 수 있는 상징적인 브랜드 로고로도 유명하다. 해당 로고는 코카콜라의 모든 제품 패키지에 삽입돼 있으며, 이미지가 일부 훼손되거나 찌그러지더라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을만큼 상징적이다.

    이에 코카콜라는 캔 재활용 메시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찌그러져도 강력한 상징성을 유지하는 브랜드 로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 광고 속 로고는 실제 찌그러진 코카콜라 캔에서 얻은 이미지다. 코카콜라는 기계식 프레스와 진공청소기 등 다양한 기계를 이용해 코카콜라 캔을 찌그러뜨렸고, 찌그러진 제품 속 브랜드 로고를 광고 이미지로 사용했다. 이 캠페인은 코카콜라 전담 에이전시인 WPP Open X와 오길비 뉴욕(Ogilvy New York)이 대행했으며 올해 6월 열린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프린트(Print)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코카콜라에 10년 만의 그랑프리를 안겼다.

    코카콜라는 브랜드의 상징인 로고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공식 로고를 재해석해 그린 길거리 그림 속 비공식 로고를 캔 제품 포장 디자인에 넣고, 해당 이미지를 활용한 'Every Coca-Cola is welcome(모든 코카콜라를 환영합니다)' 캠페인을 통해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와 지역 커뮤니티를 포용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공식 로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비공식 로고를 꺼려하는 것과 달리, 코카콜라는 브랜드 로고에 새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재해석함으로써 코카콜라 브랜드의 문화적 상징성과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주고 있다.

  • ▲ 하인즈의 '기다림(The Wait)' 캠페인. ©Heinz
    ▲ 하인즈의 '기다림(The Wait)' 캠페인. ©Heinz
    갓 나온 따뜻한 음식을 눈 앞에 두고도 식사를 바로 시작하는 대신,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담은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1위 케첩 브랜드 하인즈(Heinz)는 배고픈 고객들의 기다림을 주제로 한 캠페인 'The Wait(기다림)'을 공개했다.

    10초 분량의 짧은 영상에는 식당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의 테이블 위엔 이제 막 나온 듯한 감자튀김 한 접시가 놓여 있고, 그의 동행 중 한 명은 손으로 감자튀김을 집어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꿋꿋이 무언가를 기다리며 식사를 미룬다. 광고는 "당신이 기꺼이 기다릴 의향이 있다면, 그건 하인즈여야만 합니다(If you're willing to wait. It has to be Heinz.)"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난다. 

    이 캠페인은 하인즈가 진행한 브랜드 연구를 기반으로 기획됐다. 하인즈 측이 미국과 캐나다, 영국, 칠레,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 3분의 2 이상은 '케첩 없이 음식을 먹는 것보다, 케첩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인정했다. 음식이 다소 식더라도, 소스를 기다리는 것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하인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케첩을 기다리기 위해 비합리적인 시간을 기꺼이 쓰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이번 캠페인을 시작했다. 광고는 케첩을 기다리기 위해 식사를 기꺼이 미룰 수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짧고 임팩트있게 보여준다. 제품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광고를 본 사람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케첩의 등장을 기다리게 만드는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이 캠페인은 칠레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1984가 대행했다.

  • ▲ 까르띠에 앰배서더 블랙핑크 지수. ©더블유코리아
    ▲ 까르띠에 앰배서더 블랙핑크 지수. ©더블유코리아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에르메스(Hermès)와 까르띠에(Cartier)와 같은 고급 명품 브랜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광고 전문 기관 애드에이지(Ad Age)의 '해리스 폴 Gen Z 브랜드 트래커(Harris Poll Gen Z brand tracker)'는 2024년 1분기 Z세대 소비자가 주목한 글로벌 인기 브랜드 2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까르띠에가 각각 1위, 9위에 오르며 명품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에르메스와 까르띠에를 좋아하는 Z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명품 시장에서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으며 이는 중고 명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절정에 달했을 때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판매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생산량을 줄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의 저축이 늘고 코로나로 인해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일명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고 명품 시장도 커지고 있으며,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중고 명품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와 K팝 아이돌의 파트너십은 미래 주력 소비층인 Z세대를 이끌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샤넬은 블랙핑크 제니와 뉴진스의 민지를 앰배서더로 선정했으며, 디올은 방탄소년단(BTS) 지민과 블랙핑크 지수, 뉴진스 해린, 생로랑은 블랙핑크 로제, 티파니앤코는 BTS 지민과 로제, 셀린느는 BTS 뷔와 블랙핑크 리사, 루이비통은 뉴진스 혜인과 르세라핌, 까르띠에는 블랙핑크 지수와 갓세븐 잭슨, 구찌는 아이유와 뉴진스 하니, 미우미우는 아이브 장원영, 프라다는 엔하이픈을 각각 브랜드 대표 얼굴로 내세우고 있다.

  • ▲ 2023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 2023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2023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이 20조8218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대홍기획 등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독식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브리프가 한국광고총연합회의 '광고회사 현황조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 광고회사의 총 취급액은 20조8218억 원으로 전년 18조6285억원 대비 1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일기획(삼성 계열), 이노션(현대차 계열), HSAD(LG 계열), 대홍기획(롯데 계열) 등 대기업 계열 에이전시가 1위부터 4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플레이디, 에코마케팅, SM C&C, FSN, TBWA코리아, 그룹엠 코리아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제일기획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8조999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노션은 6조4870억원(+8%), HSAD 1조8259억원(+11%), 대홍기획 9374억원(-4%), 플레이디 5442억원(-4%), 에코마케팅 4630억원(0%), SM C&C 4592억원 (-12%), FSN 4384억원 (-12%), TBWA코리아 3614억원(-11%), 그룹엠 3049억원(5%)의 취급액을 각각 기록했다.

    10대 광고회사의 2023년 국내외 광고 취급액을 살펴보면 국내는 7조4469억원(36%), 해외는 13조3749억원(64%)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취급액인 국내 7조7211억원, 해외 10조9074억원과 비교해보면 국내 물량은 4% 하락한 반면 해외 광고 물량은 23% 증가했다. 한류 및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광고주의 해외 시장 진출 등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광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해외 광고 취급액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범위를 넓혀 국내 주요 광고회사 79개사를 기준으로 보면, 2023년 총 취급액은 24조8121억원으로 전년도 취급액 22조4751억원 대비 10.4% 늘어났다. (중견회사인 농심기획과 디디비코리아가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23년 국내 주요 광고회사의 취급액은 전년 대비 6~7%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거나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등 상위 3개사의 취급액 규모는 약 17조3127억원으로 국내 광고 전체 취급액의 약 70%를 차지하며 심각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 ▲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이마트24, 한맥이 선보인 FOOH 캠페인. ©각사
    ▲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이마트24, 한맥이 선보인 FOOH 캠페인. ©각사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하는 초현실적 광고 캠페인들이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궜다.

    인천국제공항 상공엔 낙하산을 탄 ATM이 등장했고, 남산타워와 광화문 광장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초거대 새우볶음밥과 속초식 닭강정이 놓여져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인근엔 초대형 맥주 거품 오리가 맥주캔을 등에 업은 채 유유히 한강변을 떠다니는 흥미로운 광경이 포착되는 등 실제인지 가짜인지 헷갈리는 초현실적 FOOH(faux out of home, 가짜 옥외광고)가 새롭고 매력적인 '저비용 고효율' 광고 매체로서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이마트24, 한맥 등 국내 브랜드들이 FOOH 캠페인을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FOOH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광고 기법이지만 메이블린, 자크뮈스, 아디다스, 피자헛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실감나는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로 완성한 FOOH 캠페인으로 이미 확실한 광고 효과를 누렸다. 이에 국내 브랜드들도 새로운 광고 매체로서의 효과를 확인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FOOH 활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FOOH 캠페인은 '재미'와 '각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은 물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는 재미'와 함께 전달하면서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광고 효과는 높였다. 또한 콘텐츠를 즐기듯 '보는 재미'를 전달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바이럴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광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광고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보는 사람에게 놀라움과 재미를 주고, 이를 통해 SNS 상에서 자발적 바이럴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숏폼 형태의 FOOH는 올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며 "FOOH는 탄탄한 기획력과 참신한 크리에이티비티는 물론, CGI 기술력까지 두루 필요한 분야인 만큼 마케터에게는 더욱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좌측부터)이문희 제일기획 프로, 강원석 MBN미디어렙 팀장, 최모세 대홍기획 팀장. ©브랜드브리프
    ▲ (좌측부터)이문희 제일기획 프로, 강원석 MBN미디어렙 팀장, 최모세 대홍기획 팀장. ©브랜드브리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필두로 한 AI 광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광고 산업 내 AI의 영향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광고회사들은 저마다 AI 활용을 위한 TF를 만들고 AI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으며, 챗GPT 대응 스터디와 세미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고 생성형 AI 툴을 활용한 광고물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AI로 인해 광고 산업 기반 자체가 완전히 재편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우려 상황이 공존함에 따라 앞으로 광고회사, 광고인 등 미래의 광고 환경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격월로 발행하는 광고전문지 'ADZ'의 편집위원 5인은 한 자리에 모여 AI로 인한 국내 광고 시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모세 대홍기획 팀장은 "디지털 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든 디지털 접점과 경험이 설계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디지털 실행사를 인수해서 통합 컨설팅을 전개하듯, 종합광고대행사도 디지털 데이터 역량을 키워가며 결국 통합 디지털 기반의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점차 변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를 통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승오 TBWA코리아 국장은 "기술적으로는 확장된 가상 현실(VR) 및 증강 현실(AR)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와 경험을 제공하는 업무가 될 것 같고 본질적으로는 클라이언트의 문제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고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가 여전히 중요 업무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문희 제일기획 프로는 "우려되는 부분은 장기 저성장으로 인해 광고업 전체 파이가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이고, 반면 기대는 AI의 발전과 빠른 업무 적용으로 산업혁명에 견줄만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디어 영역에서는 프로그래매틱 바잉이 일상화됐고, 많은 영역에서 AI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복적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등 광고 산업 깊숙이 파고 든 AI의 영향력과 전망에 대한 심도 높은 이야기를 나눴다.

  • ▲ ⓒCirque du Soleil 홈페이지
    ▲ ⓒCirque du Soleil 홈페이지
    태양의서커스와 기흥그룹, 엔터테인먼트와 모빌리티라는 다른 분야의 두 회사 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드리엘의 대시보드를 이용해 여러 캠페인을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한다는 점이다.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아직도 많은 마케터들이 데이터를 수동으로 추적하고 개별 보고서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를 통합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아드리엘의 '대시보드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아드리엘의 '대시보드 솔루션'은 API 연동 또한 노코드 방식으로, 플랫폼에서 광고 계정 로그인만 하면 바로 연결이 된다. 타사의 경우 6시간부터 12시간에 한 번 업데이트가 되기도 하는 반면, 아드리엘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테이블이나 위젯 등도 커스터마이징(주문 제작)이 가능해 필요한 데이터만 확인해 체크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또 대시보드 뷰 공유를 통해 관계자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가령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태양의 서커스'는 캐나다·미국·스페인·영국·오스트리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버전의 공연을 하고 있다. 마케팅 매체 또한 틱톡·구글·X(구 트위터) 등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태양의서커스는 일별, 주별, 월별 리포팅을 자동화했고, 마케팅 예산 확인 및 관리 시간이 주당 10시간 절감했다고 밝혔다. 태양의서커스는 아드리엘 도입 전 400%였던 ROAS(광고수익률)을 600%까지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기흥그룹은 할리데이비슨을 시작으로 맥라렌, 애스턴마틴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국내 총괄을 맡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별 마케팅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개별 리포팅이 가능한 점에서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럭셔리 브랜드라고 하면 특정한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만 진행할 것 같지만, 많은 청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도 동시에 하고 있어 브랜드, 캠페인별 효율 체크가 필요했다. 기흥그룹에 따르면 실제 7개 브랜드의 마케팅 보고서의 작성 시간이 아드리엘 도입 이후 75%(3~4일에서 1일) 감소했고, 커뮤니케이션 리소스 또한 80% 감소했다. 특정 캠페인의 경우 300% 이상의 ROAS를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