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1천억원 시대… 네이버·쿠팡 두자릿 수 성장지마켓만 나홀로 선불충전금 감소, 전년 대비 9.4%↓정부의 100% 지급보증 가이드에 지마켓 부담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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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에 충성고객의 척도로 꼽히는 선불충전금 경쟁에서 지마켓이 나홀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선불충전금 규모가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간 상황에서 지마켓만 나홀로 감소했기 때문이다.여기에는 정부의 선불충전금에 대한 지급보증 확대 권고가 자리하고 있다. 좀처럼 지마켓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급보증에 대한 부담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커머스 업계의 선불충전금은 처음으로 1000억원 시대가 열렸다.선불충전금은 각 이커머스 서비스의 간편결제 서비스의 핵심이다. 각 플랫폼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결제 예치금으로 잠재 매출이면서 동시에 충성고객을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가 선불충전금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두 말 할 것 없다.가장 선두에 선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말 기준 선불충전금이 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3% 증가했다. 쿠팡도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쿠팡의 쿠팡페이머니는 작년 말 선불충전금이 942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신장, 네이버와의 격차를 좁혔다.이 외에 SSG닷컴의 SSG페이가 지난해 말 선불충전금이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고 규모는 작지만 11번가의 SK페이도 지난해 말 61억원의 선불충전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었다.하지만 모든 이커머스 업계가 선불충전금 확보 경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의 스마일캐시는 오히려 경쟁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지마켓의 지난해 말 선불충전금 규모는 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여기에는 지마켓이 선불충전금 잔액에 대한 부담이 주효했다.전자금융업자는 선불충전금의 전액을 의무적으로 신탁 또는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지난해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호비율을 100%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로 인해 고객의 선불충전금은 고스란히 금융사에 상환채무보증 비용으로 들어가는 상황. 지마켓은 지난해 4분기 530억원 규모 상환채무보증에 가입하면서 전 분기보다 보증액을 260억원을 증액한 바 있다.문제는 지마켓이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기 힘든 선불충전금이 오히려 부담이 됐다.지마켓 관계자는 “선불충전금의 지급보증규모 확대에 대한 부담을 대비해 하반기부터 고객에게 메일 등으로 선불충전금 사용을 적극 독려해왔다”며 “스마일캐시가 실제 제품 구매로 전환되면서 선불충전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선불충전금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지마켓만 나홀로 선불충전금 축소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지마켓의 이런 전략이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어떤 결과로 빚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마켓의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은 9847억원으로 신세계그룹 인수 이전 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