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급성장에 인력난 심화업계, 학부생 대상 '등록금-장학금' 넘어 취업 보장 눈길"현장 요구 인력 '절반' 수준"… 민관, 2030 '1만6000명' 양성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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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인력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면서 인력난이 빚어지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정부 및 학계와 손잡고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맺었다.부족 인력을 충원하기 위함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배터리 업계 부족 인력은 약 3000여명에 달한다. 연구-설계인력(석-박사급) 1013명, 공정 인력(학사급) 1810명 등이다.지난 2021년 기준, 전체 시장의 8%에 불과한 전기차 보급률은 2030년까지 40%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020년 30조원 규모에서 향후 2026년까지 166조원 시장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인력풀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일 서울대와 연구-개발(R&D) 네트워크 구축과 우수 인력 양성 등을 위한 산학공동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관련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지난해 작년 11월에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과 배터리 소재 및 분석 기술을 위한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앞서 9월에는 연세대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을 맺었다.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 한양대 등과 계약학과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카이스트(KAIST)와 독일 뮌스턴 대학,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등과는 차세대 배터리 관련 집중 R&D 과제를 설정해 연구하는 공동연구센터FRL를 운영하고 있다.SK온도 이달 18일 SK온과 KAIST는 산학협력 배터리 교육 프로그램 'SKBEP'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BEP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KAIST에서 배터리 연구 관련 커리큘럼을 이수해 SK온 맞춤형 인재로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올해 가을 학기부터 배터리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생명화학공학, 화학, 신소재, 전기전자, 전산, 인공지능(AI) 등 9개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대상자는 학위 취득과 함께 SK온 취업이 보장된다. SK온은 선발 학생에게 등록금과 개인 장학금도 지급한다.삼성SDI도 포항공과대, 서울대, 카이스트, 한양대 등 국내 대학들과 배터리 인재양성 협약을 맺고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해 11월에는 성균관대와 '성균관대-삼성SDI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 협약을 체결했다. 맞춤형 교육을 통해 배터리 소재, 셀, 시스템 분야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이 과정을 통해 2023학년도부터 2032학년도까지 10년 동안 총 100명 규모의 삼성SDI 장학생을 선발한다. 석-박사 과정에 선발된 학생들은 학위 과정 중 개인별 장학금이 지급되며 졸업과 동시에 삼성SDI에 입사하게 된다.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실제로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의 절반 수준밖에 뽑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단순히 배터리 전문 지식을 공부한 사람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예를 들면 배터리에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유기화학-합성 등 순수 과학을 공부한 인력도 필요하고 스마트팩토리를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경험한 인력도 절실하다"고 설명했다.정부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민관은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 2030년까지 관련 인력 1만6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산업계가 교육과정을 직접 개발하고, 정부는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연간 800명 이상 양성한다. 기업들은 국내 9개 대학에 설립한 12개 계약학과를 통해 매년 150여명의 인력을 키운다.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은 맞는다”며 “특히 이공계 쪽이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그러면서 "대학 등 여러 기관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인재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