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종금리 5.00% 예상… 3월 0.25%p 인상 유력현재 1.25% 차이… 2000년 5월 이후 최대한은 추가금리 인상 여력 적어1.50%~1.75% 차이 전망꺼지… 이달 금통위 주목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연합뉴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25%p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3월 회의에서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연준은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에서 4.50~4.75%로 높아졌다. 2007년 이후 16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기조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절하게 제한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몇 차례 더 인상(a couple more rate hikes)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다는 것을 인정한 점, 금리인상 속도(pace)를 정도(extent)로 변경한 점을 들어 금리인상 랠리가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Commerzbank)) 은행은 "파월 의장은 시장이 너무 완화적이라는 사실에 더이상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3월과 5월에 0.25%p씩 인상한 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BC 캐피털은 "3월 0.25%p 인상이 금번 긴축주기의 마지막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 ▲ 한미 기준금리 추이ⓒ연합뉴스
    ▲ 한미 기준금리 추이ⓒ연합뉴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한미 금리차는 계속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로 연준 정책금리 상단(4.75%)보다 1.25%p 낮다. 한미 금리차가 1.5%p에 달했던 2000년 5월 이후 2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만약 한은이 이달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0.25%p 인상하면 금리차는 1.5%p까지 벌어진다. 금리 격차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압력이 뒤따른다.

    주요국들이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은에게는 부담이다. 이날 금리결정을 앞둔 영국과 유럽은 금리 인상폭을 0.5%p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상대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유럽은 3.0%, 영국은 4.0%로 올라선다. 현재 3.1% 수준인 호주 중앙은행도 오는 7일 회의에서 0.25%p 인상이 예상된다.

    때문에 2월 한은 금통위는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작지 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회의에서부터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3대 3 수준으로 갈렸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금통위 의장으로서 개인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 및 외환시장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연준의 점도표가 바뀌듯 견해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의 금리인상 여력은 많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년물 금리는 3.45%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기준금리에 가장 직결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91일)는 3.59%에 그친다. 단기물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향후 1년 이내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석동현 이화여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중국의 대외경제 개방이 시작되며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달러 환율도 추세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과거 1.5%p 금리차에도 대규모 외화유출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 금리인하게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