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만에 인상사이클 멈춰이창용 "물가 중심… 정교한 대응"경기 침체 뚜렷… 올 성장률 1.6%로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지금껏 급격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왔으나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5개월 간 계속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 특히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어진 7차례 연속 인상 기록도 마무리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동결을 점쳐왔다. 지난 21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하되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다. 

    5%대의 고물가가 고착화되는 시점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무작정 금리를 올리는 방식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5.2%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에너지발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서 한은이 한미 금리 격차가 현 1.25%p에서 추가로 벌어지는 상황을 감내하긴 힘들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시장과 내수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물가 뿐 아니라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하는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내년도는 2.4%로 각각 전망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5%, 내년 2.6%에 달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