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신세계 뼈깎는 쇄신 행보국회, 노조법·상법 등 反기업법만 득실K-칩스법·전력망 확충 하세월… 발동동
  • ▲ 국회 본희의장ⓒ뉴데일리DB
    ▲ 국회 본희의장ⓒ뉴데일리DB
    '서든데스'

    나날이 커져가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상 이상이다.

    굴지의 대기업 조차 오롯이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쇄신에 들어갔다.

    잠시도 지체할 수 없는 지라 상당수 기업들은 이미 합병과 감원, 구조조정 등 극약처방을 꺼내든 상태다.

    정책적 지원을 기대했던 국회 등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는 한참이다.

    거꾸로 가는 野만의 국회는 개원하자 마자 反기업법만 앞세우며 외려 기업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한 기업인의 말처럼 "국회의 입법폭주가 재계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되고 있는 즈음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시작하는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리밸런싱'이다. SK그룹은 사업 조정을 전면에 내세운 채 임원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단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수뇌부에는 '연말인사까지 기다려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 같다"면서 "사업 재편과 맞물려 인적 쇄신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SK그룹의 경우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와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성민석 SK온 부사장 등이 해임 통보를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반도체 경쟁력 이슈를 낳은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부문장으로 새로 앉혔다.

    재계가 기민하게 반응하는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통화정책기조 변화 전망이 엇갈리는데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우리 수출을 이끄는 4차산업을 둘러싼 어젠다도 급변하면서 무엇보다 신속한 경영 판단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경제단체들ⓒ뉴데일리DB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경제단체들ⓒ뉴데일리DB
    진통 끝 개원 22대 국회, 시작부터 反기업

    경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정치권은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법을 두고 씨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여당이 불참한 상황에서도 노동조합법 2,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 상정을 의결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자의 단체교섭 대상을 실질적인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 즉 원청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은 수많은 하청 노조와 일일이 단체협상을 벌여야 한다. 채용 및 해고에 대한 권한은 없지만 처우 개선 의무는 가져야 하는 맹점이 생긴다. 특히 파업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돼 영업손실을 고스란히 기업이 져야 할 수도 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상법 개정안도 경영계가 경계하는 법안이다. 현행법상 회사를 위해 일하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도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재계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수많은 소송이 난무하고 기업을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할 것으로 우려한다.

    親기업법 논의는 지지부진… 산업계 '발동동'

    반도체 시설투자비의 최대 25%, 연구개발(R&D)의 50%를 기업에게 돌려주는 K-칩스법은 21대 국회에서 맴돌기만 하다 폐기된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국민의힘은 박충권 의원이 K칩스법을 발의했지만, 야당의 부정적 인식에 이번 국회에서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서 하향조정된 법인세 최고세율을 원상복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첨단전략산업단지에 안정된 전력망을 구축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추진도 지지부진하다. 김성원, 이인선 의원 등 여당에서 발의를 주도하고 있지만, 정쟁 속에서 폐기된 21대 국회를 답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국가전략기술 산업은 R&D·시설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R&D부터 상업화, 설비투자 및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싸울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