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외환거래시간 새벽2시까지로 연장주요은행들, 유럽 금융기관‧기업 대상 홍보‧영업전"비이자이익 확대+외환시장 제도변화 안착 기여"연장시간대 거래실적 크게 고려해 '선도은행'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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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1일 외환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유럽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원화 세일즈’ 준비에 분주하다.

    서울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새벽까지 연장되고 해외 금융사의 참여도 가능해지는 만큼 외환 관련 비이자이익 확대와 함께 연장시간대 거래량 확보로 제도 변화 안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 런던 향하는 은행들, 원화 비즈니스 본격화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다음달 외환시장 개방에 맞춰 야간 시간에도 기존 장중처럼 거래가 원활하도록 '야간데스크'를 운영하고 영국 런던에 관련 인력을 집중 배치해 유럽지역의 투자기관과 기업의 원화수요를 적극 발굴·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외환시장 개방이 시행되면 현재 오후 3시 30분까지인 서울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되고 한국 외환당국의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사(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도 서울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개방 후 연장시간대에 유의미한 원화 거래량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해외 투자금 유입과 환율 안정 등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은 유럽 지역에 홍보와 영업을 집중해 ‘원화 세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 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영업 타깃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도 되겠지만 이번 개장시간 연장은 유럽이나 런던 장 마감까지로 맞춰져 있다”면서 “우선 유럽지역 금융기관 고객들이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홍보와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통의 외환 강자인 하나은행은 지난 2월 런던지점에 인력을 파견해 전산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다음 달 현지 원·달러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또 오는 9월까지 영국 런던지점에 전문인력을 확충해 자금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금융기관에 외환시장 구조개선 소개 및 대행업무 유치 중으로 다수의 기관과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7월 본격 시행 시 시장조성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달 런던에 트레이더를 파견했고 다음달 추가 인력을 보낼 예정이다. 또 내년 1월에는 영국 런던에 ‘글로벌 자금센터’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런던 내 트레이딩 데스크 설립을 추진이며 현지 거래 참여와 시장조사를 위한 딜러를 지난달 파견했다.

    ◇ “연장시간 거래 활발한 은행에 인센티브”

    외환당국은 이번 제도 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국내 은행들이 적극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장시간대에도 시장참가자들이 필요한 물량을 적절한 가격에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유동성 유지 등 시장 조성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외환당국은 국내 은행들이 연장시간대에도 활발하게 매도·매수 가격(호가)을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 역할을 충실히 할 경우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내년도 선도은행 선정 시 연장시간대 거래 실적에 높은 가중치를 적용할 계획이다. 선도은행에 선정되면 외환건전성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또한 국내 은행들의 야간데스크 운영 현황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영업을 촉진해 금융 선진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끼리 주고 받는 것보다 고객이 들어와야 유의미한 흐름이 생길 수 있다”면서 “해외 고객들의 적극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한편 국내 나이트 데스크를 통해 원활한 거래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권이 해외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거래시간 변경 등에 대한 홍보를 열심히 해 원화 수요도 확인한 상태”라면서 “거래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