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인원 매년 증가세 … 2031년 5만4000명 부족 전망中 반도체 기업 韓인재 영입 가속화, 日의 고급인력 확보 추진도전문가들 "정부와 기업의 인력유출 적극적 대처 방안 마련 시급"
-
우리나라 국가 주력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수십조원의 현금 지원에 나서며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거센 상황에 인력난이 계속된다면, 자칫 경쟁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24일 산업연구원의 미국 반도체 산업 인력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도 산업 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한 결과 반도체 산업 부족 인원이 2020년 1621명, 2021년 1752명, 2022년 178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2031년 반도체 인력 규모를 30만4000명으로 추산하는 반면 2021년 인력은 17만7000명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1년 약 5만4000명의 인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022년 7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수립하고 대학교 학과 정원을 확대하는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의 지원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기대와 달리 지난해 반도체 관련학과 등록 포기율이 한양대 275%, 연세대 130%, 고려대 72.7%에 육박하는 등 학생들의 기피 현상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계약학과를 설치했지만 의예과 대비 낮은 연봉과 직업 안정성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이공계 비선호 추세로 인해 우수 학생 유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국내뿐만 아니라 안보 핵심 자원으로 여기는 주요국들도 반도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산업은 4년제 학위 보유 여부를 막론하고 제조・설계 분야의 숙련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2030년까지 미국 내 칩 제조・설계 분야 일자리가 약 11만5000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6만7000개(예상 신규 일자리의 58%·기술직의 80%)가 충원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일본도 2031년까지 3만3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지원 하에 TSMC의 구마모토 제1공장을 완공해 올 하반기부터 12~28 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나 현장에서 투입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대만도 2022년 기준 반도체 인력 3만50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로 주요국 간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실제 주요국을 중심으로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의 인력 양성을 위해 해외 인재 유입 조치가 추진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미국의 경우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2000억달러를 인력 양성 등에 투자하고 숙련 인력유입을 위한 이민 개혁 정책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해외 인재・자금 유치 실행계획을 시행하는 한편, 거점 학교를 중심으로 반도체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독일 역시 반도체 등 숙련 인력 유치를 위해 이민법 개정했고 대만의 경우 외국인 전문 인력에 세제 혜택 제공은 물론 거주 규정을 완화했다.기업 간 인재 쟁탈전도 심화 추세다. 고연봉을 바탕으로 한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국 인재 영입 가속화와 일본 TSMC 자회사 JASM(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의 한국 석박사급 인력 확보 추진 등으로 우리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정휘상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동향조사실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기술 보유자 전문 인력 지정・관리 제도를 조속히 시행해 인력 누출을 제도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기업의 보상 체계와 근무환경 개선, 재교육을 통한 반도체 기술자 수명 연장, 장기 경력 개발 기회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및 관련 학과 지원, 대학의 업계 환경 변화 적응을 위한 정부 투자 제고, 우수 교원 확보, 연구개발 투자 증대, 초중고 체험학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한 인식 제고 등을 바탕으로 반도체 인력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