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빅4 증권사 공개매수 총 4건…지난해 연간 수준 육박이 중 3건이 행동주의 펀드 촉발 경영권 분쟁 증권사, 공개매수 수수료 외 부가적 먹거리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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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침체로 위축됐던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이 경영권 분쟁 특수(?)로 활기를 띠고 있다. 업계는 지분 확보 전쟁에 따른 공개매수 수수료 수익은 물론 부가적인 먹거리 확보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4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의 3월 현재까지 공개매수 주관 건수는 총 4건으로, 지난해 1년간 실적(4건) 수준에 이른다.

    올해 공개매수 4건 중 3건은 최근 증시 화두가 된 행동주의 펀드에 의해 촉발된 경영권 분쟁으로부터 비롯됐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활동이 증권사 공개매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앞서 7% 정도의 지분율을 확보한 KCGI(강성부펀드)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압박하자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 및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과 손을 잡고 공개매수에 나섰다.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의해 촉발된 에스엠 경영권 분쟁도 증권사 간 공개매수 대전을 이끌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총 883만3641주를 공개매수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앞서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하이브에 맞서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추가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경영권 분쟁 중인 한샘의 공개매수를 지난 2일부터 진행 중이다. 

    한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보통주 181만8182만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IB사업이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던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최근 잇따른 공개매수 특수가 반갑다. 

    공개매수 수수료보단 이로부터 확장되는 자문·인수금융·자금조달 등 다양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NH투자증권은 IB 종합솔루션을 제시하며 그간 한화솔루션,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 솔브레인 등 해당 기업들과의 관계를 통해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공개매수 등 유기적인 딜 확장을 이루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들 기업을 포함해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총 11건의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삼성증권이 최근 YTN 지분 매각 주관사 지위를 포기할 정도로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전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IB부문이 다소 침체된 가운데 지난 2년간 쏟아진 IPO가 단비가 됐다면 최근엔 행동주의펀드 활동이 부각되면서 공개매수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문, 지분 확보를 통해 합병을 한다거나 상장폐지 후 재상장 등 다양한 방식과 규모의 사업으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