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생산량보다 주문량 많아… 건설현장 '곤혹'지난해 화물연대 운송 거부로 겨울철 시멘트 재고 부족동절기 대보수 및 환경 투자 설비 개조도 부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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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공사가 본격화되는 봄철 성수기에 시멘트 수급 불균형으로 레미콘·건설업계가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 겨울 시멘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재고가 충분치 못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27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건설 성수기를 앞두고 시멘트 수요의 약 40%~50%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업체들이 동계 정기 대보수와 함께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친환경 설비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제한 출하에 따른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공급 부족 사태로 소규모 건설현장 보다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부족으로 대형 건설 현장의 공사 지연이 커지고 있다"며 "큰 현장의 경우 필요한 양이 많고, 그 양을 레미콘 특성상 한번에 타설해야 하기 때문에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C&E, 한일시멘트,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시멘트업계는 생산량보다 주문량이 많아지며 수급이 불안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겨울철 비수기와 달리 봄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비축된 재고보다 수요가 많은 게 공급 부족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현재 출고되는 시멘트 양은 비슷하지만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부터 시작해 시멘트 생산 라인의 정기 대보수, 정부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환경 투자(설비 개조)로 인해 비수기에 쌓은 재고 양 자체가 적고, 수요 자체가 많아졌기 때문에 수급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시멘트공장 내 핵심 생산설비인 킬른(시멘트 소성로) 보수에는 1~1.5개월 정도가 걸리고 친환경 설비 개조에는 약 4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업계는 시멘트 수급난의 원인 중의 하나로 지난해 초부터 종합 건설사가 전문 건설사들에 평소보다 더 많은 콘크리트 타설량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꼽았다. 

    업계는 이런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비수기 재고를 충분히 쌓아놓지 못했고, 현재 보수 중인 킬른을 제외하곤 작동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어 하반기 2차 환경 투자를 앞둔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는 "레미콘업계는 이런 수급 불안정이 우려돼, 지난 1월 정부에 시멘트 재고 관리에 대해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하나 바 있다"며 "건설 수요에 맞춰 시멘트업계에서도 킬른 보수 및 환경 설비 등 일정을 조율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